사순절 묵상 - (2)
선대가 남겨주신 것을 잘 간직했다 후대에 다시 전하는게 생업인 사람이라 역사를 종종 눈에 담아두곤 합니다. 내가 이토록 두렵듯 그들도 어려운 시기를 살아내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들이 살아냈고, 제가 살아내었듯 결국 우리의 귀한 아이들도 잘 살아갈 것입니다. 다만 우리의 성공과 실패가 잘 전해져 그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부디 조금 더 나은 곳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금을 지켜내는 것이 내일을 지켜내는 것이듯 과거를 사랑하는 일은 미래를 사랑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내가 오늘을 지킬 수 없다면 저들이 살아갈 내일 역시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이토록 쉬운 글자로 간단히 생각을 남길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전도사입니다. 나를 위해 죽어간 이를 평생 마음에 품고, 그것을 잊지 않으려 애쓰는 이들이 누군지를 전하기 위해 이 이름을 택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도 이미 나의 삶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기꺼이 던지신 모든 이들이 있기에 오늘 내가 이곳에 있는 것임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사 드립니다. 내가 어떻게 죽어야 할지를 고민하고 나서야 저는 그 삶의 남은 간격을 어찌 채워야 할지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내가 다시 살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살아갈 날들은 나의 것이 아니지만, 나는 아이들이 살아가길 바라기 때문에 이 세상에 좋은 것을 남겨야겠습니다. 나의 모든 것은 이미 전해 받은 사랑들 뿐이기에 나를 온전히 쏟아 사랑하면 전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이 나의 순교이며, 나의 섬김입니다.
그것은 나의 꿈이지만, 나의 위선이 되지 않길 바라며 스스로 채운 족쇄입니다. 이 족쇄는 내가 종이라는 증거요 내가 자유를 누려 삶을 살고 있다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 사랑의 증거입니다. 결국 사랑이 옳았다는 그 말의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