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페이스메이커를 꿈꾸며
러닝을 시작한 지 51일 차.
내 마음과 달리 멈춰 서야 할 시간이 왔다.
양 무릎 바깥쪽, 장경인대.
지속적인 통증과 뻐근함.
몸은 분명히 말하고 있었다.
"지금은 멈춰야 한다"라고.
처음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 막 10km를 달려낸 시점,
달리기와 글, 그리고 유튜브까지 연결된 내 루틴을
갑자기 멈추는 게 두려웠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크게 마음을 흔든 건,
내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 하나였다.
“지금 멈춘다면, 이제 막 꾸기 시작한 '누군가의 페이스메이커가 되고 싶다는 꿈'을 더 이상 꾸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닐까?”
멈춰 선 지금의 나는 누군가의 리듬이 될 수 있는 걸까?
목표는 있다.
계획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
멈춰야만 한다.
이 사실이 내 마음을 무겁고 어둡게 만들었다.
하지만 나는
목표만을 향해 무작정 달리지 않기로 했다..
그저 오늘 내게 주어진 루틴에 집중하며
한 발짝씩 내딛기로 했다.
빠르게 가지 않아도 괜찮다.
잠시 멈춰 서도 괜찮다.
중요한 건 방향이다.
내가 설정해 놓은 방향으로
조용히,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발을 떼자.
페이스메이커는
앞서서 달려 나가는,
다른 사람의 꿈과 목표가 되는 사람을 뜻하지 않는다.
같은 속도로, 옆에서 함께 가주는 사람.
힘들 땐 잠시 멈추거나 걸어야 함을 아는 사람.
가끔은 뒤에서, 묵묵히 등을 밀어주는 사람이다.
어쩌면 지금의 난,
그런 사람이 될 준비를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달리지 못하고 걸어야만 했던 오늘,
나는 나와 내 꿈을 더 깊이 바라보게 됐다..
이렇게 또 한 가지를 깨닫는다.
페이스메이커는 속도가 아닌,
'마음'으로 완성되는 역할이라는 걸.
오늘의 난 달리기를 잠시 멈추고,
진짜 나를 향해 걷는다.
언젠가,
누군가의 삶, 그 옆을 묵묵히 지키고 서서
같이 걷고 달리며
멈추지 않을 수 있는,
주저앉지 않을 수 있는,
꾸준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불어넣어 주는
'페이스메이커가' 되기 위해.
RUN TO R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