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J지만 러너입니다.

INFJ가 세상을 달리는 방법

by 박이운

프롤로그


나는 -자격이 되는지는 모르지만- 러너다.

하지만 그 이전에, INFJ다.
내가 처음으로 MBTI 검사를 하고 결과를 받아 봤을 때
INFJ의 수많은 특성 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의미 없는 반복을 견디지 못하는 성향.”


이 얼마나 나다운 말인가 싶었다.
남들은 건강을 위해 뛴다 하고,

체중 감량을 위해 뛴다 했다.
건강과 체중 감량이 목적이라면

난 러닝이 1순위로 떠오르지는 않았다.

그래서 늘 궁금했다.


‘왜 뛰는 거지?’

‘이걸 계속하는 이유가 뭐지?’


그랬던 내가 달리고 있다.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러닝은 내게 더 이상 '의미 없는 반복'이 아니다.

러닝을 하며 매 순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답할 수 없을 땐 뛰는 내내 발이 무겁고,
답이 떠오른 순간엔 몸이 새털처럼 가벼워진다.

그렇게 난,

러닝에 의미를 부여하고,

러닝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나는 러너이기 이전에 의미 추구자였고,
그런 내가 선택한 최고의 루틴이 바로,

러닝이었다.



오늘은 INFJ 러너 '규똥'의 프로필을 준비해 봤다.

'진짜 나를 향해 달린다.'는 이 매거진 주제에 맞게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공부를 하던 중

MBTI가 계속 눈에 밟혔다.

그래서 좀 더 내 성향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웬걸.

난 애초에 러닝과 찰떡궁합이었다.




INFJ 러너 규똥이의 프로필


[1] 의미 없이는 뛸 수 없다


나는 단순히 움직이기 위해 뛴 적이 없다.
내게 러닝은 존재의 이유를 되묻는 행위다.
그래서 매번 뛰기 전, 스스로에게 묻는다.
“왜 오늘도 새벽 네 시에 달리러 나가려는가?”

“비가 오는데 왜 나가서 달려야 하는가?”
답이 있다면 그 답을 내 안에 새기기 위해 나가고,

없다면 찾기 위해 나간다.


[2] 깊은 자기 성찰을 멈추지 않는다


달리기를 하며 나는 진짜 나를 마주한다.
숨이 가빠질수록 마음은 조용해지고,
그 틈에 나는 오래도록 묻어둔 감정과 이야기하게 된다.
어쩌면 러닝은 내게 움직이는 명상이다.


[3] 겉으론 조용하지만, 안은 뜨겁다


나는 고요한 사람이다.
하지만 매일 새벽을 깨우는 발걸음엔
치열한 마음과 끈질긴 열정이 담겨 있다.
아무도 몰라도 괜찮다.

나는 알고 있으니까.


[4] '왜'라는 질문을 놓지 않는다


달리며 끊임없이 묻는다.
“나는 왜 시작했고, 지금은 왜 계속하고 있는가?”
그 질문 덕에 나는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었다.
질문이 현관문을 나서게 하고,

답이 나를 뛰게 한다.


[5] 타인의 감정에 깊이 공감한다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는 사람들,

그리고 최근엔 나와 비슷한 증상들을 겪는 러너들을 볼 때면

나는 그 사람의 마음까지 보려 한다.
달리는 중에도 마주치는 사람들을 보며

늘 그들의 마음이 궁금하다.


[6] 깊은 유대감을 추구하며, 얕은 관계엔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그래서 나의 글은 대화보다 느리고

영상은 조용하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진심으로 다가오면
나는 기꺼이 마음의 속도를 맞춘다.


[7] 혼자 있어야 충전된다


혼자 달린다.
달리는 동안 어떠한 방해도 받고 싶지 않다.

나를 위해 예약된 고요한 시공간이니까.
혼자 달리는 동안 이상하리만큼 외롭지 않다.
오히려 따뜻한 무언가가 나를 감싸 안음을 느낀다.


[8] 감정은 깊지만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눈물이 날 것 같은 새벽도 있었지만,
그럴 땐 조금 더 조용히 뛰었다.
감정은 발끝에 담아내면 충분했다.
몸이 마음의 언어가 되어주는 시간,

그게 나만의 러닝이었다.


[9] 조화와 평화를 추구한다


갈등을 멀리하고, 대신 인정과 사과의 손을 먼저 내민다.
가족에게, 친구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러닝은 그렇게 나 스스로를 다독이는 방식이 되었다.


[10] 미래에 대한 비전을 품는다


나는 미래의 나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그리며

내가 그린 미래의 내 삶을 천천히 만들어 가고 싶다.
그래서 매일 새벽,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는다.


[11] 세심하며, 완벽주의자다


게시물 한 문장, 영상의 자막 한 줄, 브런치 문장 하나도
끊임없이 다듬게 된다.
까다로움이 아니라
진심을 담고 싶기 때문이다.

과거의 난, '게으른 완벽주의자'였다.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 것을 예상하곤

실행에 옮기길 두려워했다.

러닝을 시작한 지금은 다르다.

일단 시작하고 본다.

완벽주의자 성향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단지 실행한 후 하나씩 고쳐가는 방식을 택한 것뿐이다.


[12] 강한 직관을 따른다


몸은 끊임없이 나에게 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난 그 신호들을 직관적으로 캐치한다.
오늘은 달릴 수 있을지, 페이스를 조절해야 할지.

삶도, 러닝도 이성적인 판단보단

직관에 따른 선택을 내리는 편이다.


[13] 스스로 납득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이 다 좋다고 해도,

이게 맞다고 해도

그것들이 나 스스로를 납득시키지 못하면 움직이지 않는다.

러닝도 그렇다.

기록보다 중요한 건 내 마음이다.
남이 보기에 잘했다 할 순 있어도
내가 납득하지 못한 러닝이었다면 다시 돌아본다.
나를 납득시키고, 나에게 솔직한 것이

내가 지켜야 할 첫 번째 수칙이다.


[14] 온화하지만, 신념은 확고하다


굳이 크게 소리치지 않아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내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들은 분명하다.
가족, 성장, 진짜 나와 마주하는 일.
그것들을 위해 달린다.


[15] 루틴과 신념을 소중히 여긴다


새벽 4시 기상,

물 한잔,

스트레칭과 러닝,

수분 보충과 방탄커피 한 잔,

점심과 저녁에도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유지하는 케토제닉 식단,

그리고 이른 취침.

남들에게는 별거 아닌 루틴일 수 있지만,
내겐 이 모든 게 내 하루를 지켜내는,

하루를 내 것으로 만드는,

내 삶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나만의 의식이자 선언이며,

올곧은 믿음이다.


[16] 세상과 연결되고 싶어 한다


조용한 성격이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지만,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든다.
조용한 나의 움직임이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마음 하나로, 오늘도 계속 달린다.


[17] 누군가를 도울 때 가장 큰 만족감을 느낀다


달리기를 통해 나아진 내 삶을 보며
이젠 감히 나도 누군가의 페이스메이커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먼저 뛴 이 길이, 누군가의 삶에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계속 달릴 수 있을 것만 같다.




에필로그


나는 조용한 사람이다.

매일 새벽, 가장 고요한 시간에 달린다.

하지만 달리는 새벽의 시공간에선
나는 이 세상 가장 뜨거운 사람이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서 달리는 사람이다.


진짜 나를 마주하는 달리기를 통해

나를 단단히 세우고,

가족을 지키고,

과거의 나처럼 길을 헤매는 누군가의 손을 조용히 잡아줄 수 있다면,


나는 오늘도 망설임 없이,

러닝화의 끈을 조일 것이다.




오늘도,

진짜 나를 향해,

Run To 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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