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완벽'이란 없다

부상을 안고, 삶을 안고 달린다

by 박이운

중국으로 복귀한 지 며칠.
60일 마라닉 프렌즈 7기 프로그램에 맞춰 달리기를 시작했다.

내가 신청한 프로그램은 10K 60분 언더 달성 프로그램.

오늘은 5일 차, 세 번째 미션이 있는 날이었다.
오늘의 미션은 6:20 페이스로 50분 조깅.


'이 페이스가 과연 ‘조깅’일까?'

솔직히, 나에겐 아직 도전적인 속도다.
하지만 그런 마음은 접고
프로그램에 충실히 따라보기로 했다.


IMG_4508.JPG


아직 해가 떠오르지 않은 새벽.

180 bpm 템포의 음악을 켜고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오늘따라 다리가 전혀 따라가질 않았다.

종아리 근육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고,
어제 샤워 후 살짝 올라왔던 무릎 통증이
마음 한구석을 자꾸만 건드렸다.


'이대로 뛰어도 될까? 괜찮을까?'


망설임 끝에 음악을 껐다.

하루키의 '스푸트니크의 연인' 전자책을 오디오 모드로 켜고 듣기 시작했다.

그리곤 내 몸이 낼 수 있는 케이던스,
내 숨이 따라올 수 있는 리듬에만 집중했다.

8분이 넘는 느린 페이스로
50분을 달렸다.


IMG_4516.JPG


오늘의 느린 러닝은 나를 깊은 생각으로 데려다줬다.

어쩌면 ‘완벽한 몸 상태’로 달리는 날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매일 달리는 사람들,
꾸준히 달리는 러너들 중
정말 어딘가 하나도 안 아픈 사람은 얼마나 될까.


예전에 손흥민이 한 말을 떠올렸다.

"부상이 없는 선수는 없다. 누구나 어디엔가 통증을 안고 뛴다. 나도 그렇다."
그 말을 들었을 땐 그저 멋진 사람이란 생각만 했었는데,

이젠 그 말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완벽한 상태로만 달리고 싶다는 건
사실,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달리지 못하는 날이 오지 않도록
그날그날의 나를 더 세심하게 돌보며
부상을 달고 달리는 게 진짜 러닝 아닐까.


그리고 그건,
러닝뿐만 아니라
인생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인생은 없다.
계획대로만 흘러가는 날은 없다.
언제나 예상치 못한 통증이 찾아오고,
회복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

그렇다고 멈춰버릴 수는 없다.

우리는,
그렇게 불완전함을 안고도 살아야 한다.
마치 오늘 나처럼,
다리가 무겁고 무릎이 불안해도
한 걸음씩 걸어 나아가야 한다.



오늘 나는 달렸다.
완벽하지 않은 몸으로.
두려움과 걱정을 안고.

하지만 그럼에도,
달릴 수 있었다는 게 감사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의 나를 받아들이고,
있는 힘껏 그 상태로 달리는 것.


그게 나의 러닝이고,
그게 나의 삶이다.


오늘도 진짜 나를 향해,

Run To Real


written by gyuddong84

instagram & threads : @gyuddong84

youtube : youtube.com/@gyuddong84r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