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 여보
엄마는 아이에게 내가 좋은 엄마일까, 아이가 원하는 걸 잘 캐치해서 잘 해결해주고 있는 걸까 하며 매 순간 고민과 좌절을 거듭한다. 어떻게든 아이를 더 잘 케어해보려 하지만 아이의 칭얼거림과 울음이 계속되고 분태기가 오거나 잠을 잘 못 자면 좌절, 슬픔, 울분이 쌓이다 결국 육아우울증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아이 몰래, 남편 몰래, 가족 몰래 눈물을 훔치는 엄마들이 많겠지. 우리 아내처럼.
한 번은 아내가 아이의 칭얼거림과 울음이 도저히 그치지 않아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을 나갔단다. 그런데 유모차 진동에 몸을 맡긴 채 곧 잠이 든 아가를 내려다보며 걷는 내내 그렇게 눈물이 났더란다. 나 잘하고 있는 건가, 좋은 엄마인가, 내가 잘하면 이렇게 울거나 칭얼대지 않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그날 밤 아내가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고서 재우기 전 트림을 시키기 위해 아가를 품에 안고 등을 토닥이는 모습을 보았다. 아가는 자신의 모든 힘을 다 빼고 엄마 품에 축 늘어져 정말 말 그대로 포옥 꼬옥 안겨서 이미 꿈나라로 간 듯 보였다. 이건 아이가 엄마를 100% 신뢰한다는 표현의 몸짓임에 틀림이 없다.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온전히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케어해 줄 사람이라는 100%의 믿음이 있지 않고서는 저렇게 편안한 자세가 나올 리 만무하다. 100%의 믿음은 곧 끈끈한 애착의 다른 말이다. 아내는 잘하고 있다. 너무 잘하고 있다. 멀리 떨어져 아내의 독박육아를 지켜보는 내 마음을, 눈시울을 뜨겁게 지필만큼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그렇게 엄마가 되어가고 있다.
새삼 마음에 되새긴다. 아내를 포함한, 장모님과 우리 엄마를 포함한 세상 모든 어머니는 위대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