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닉 30일 러닝 챌린지 17일 차
가수 이적의 '빨래'란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다.
뭐라도 해야만 할 것 같아요
그러면 나을까 싶어요
잠시라도 모두 잊을 수 있을지 몰라요
그게 참 말처럼 쉽지가 않아서
그게 참 말처럼 되지가 않아서
무너진 가슴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난 어떡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만 할까요
사랑을 잃은 한 사람의 외침이다. 참 와닿는 가사다. 마음이 힘들 땐 뭔가 해야 할 것만 같은데 정말이지 쉽지가 않다. 나도 그렇다. 힘들고 우울하고 무기력할 때 뭐라도 해야 한다는 걸 안다. 독서, 운동 등 내가 좋아하고 꾸준히 해온 것들을 하면 나아질 걸 안다. 그런데 머리로 안다고 해서 꼭 행동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더라.
그랬던 내가 벌써 러닝 도전 17일 차다. 30일 도전 완료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지만, 날이 거듭될수록 달릴수록 하루하루 나아지고 성장하는 나를 느끼면서 계속해나가고 있다. 러닝을 시작하면(다른 운동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정말 많은 아이템들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기능성 옷들이 그렇다. 그래도 어떻게든 돈을 쓰지 않으려고 갖고 있는 옷들로 버티고 있다. 그래서 매일 빨래를 한다.
러닝을 마치고 돌아와 땀이 잔뜩 배인 옷가지를 벗어 세탁기에 넣을 때 으레 땀냄새를 맡는다. 러닝을 하며 흘린 값진 땀이지만 냄새는 좋을 리 없다. 빨래를 마친 후 세탁기에서 꺼내 건조대에 널 때도 냄새를 맡는다. 기분 좋게 은은한 세제향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내가 흘린 땀이 씻겨 내려가고 향긋한 향이 배인 옷을 널고 있노라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나 오늘도 달려냈구나, 해냈구나, 내가 흘린 땀이 내 안에 고스란히 쌓여 나를 성장시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땀으로 홀딱 젖은 옷가지가 깨끗하고 향기를 뿜게 되는 과정이 마치 러닝을 할 때마다 조금씩 나아지는 나 자신의 성장 과정처럼 느껴진다. 누군가 말했다.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지금 내가 흘린 땀은 나를 향기 나는 사람으로 만들어 줄테다.
그래서 난 오늘도 달린다. 그리고 빨래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