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닉 30일 러닝 챌린지 23일 차
그런 날이 있어
갑자기 혼자인 것만 같은 날
어딜 가도 내 자리가 아닌 것만 같고
고갠 떨궈지는 날
그럴 때마다 내게
얼마나 내가 소중한지
말해 주는 너의 그 한마디에
Everything's alright
초라한 nobody에서 다시 somebody
특별한 나로 변해
자꾸 숨고만 싶어서
마주하기가 싫어서
모든 게 의미를 잃은 듯이
내가 의미를 잃은 듯이
가만히 주저앉아 있을 때
그때 내 앞에 나타난 너의
따뜻한 미소와 손길에
Everything's alright
초라한 Nobody에서 다시 Somebody
특별한 나로 변해
You make me feel special
세상이 아무리 날 주저앉혀도
아프고 아픈 말들이 날 찔러도
네가 있어 난 다시 웃어
That's what you do
아무것도 아닌 존재 같다가도
사라져도 모를 사람 같다가도
날 부르는 네 목소리에
I feel loved
I feel so special
이 가사는 TWICE의 'Feel Special'이란 노래의 가사다. 박진영 PD가 쉼 없이 달려오면서 많은 부침도 겪으며 힘겨워 한 TWICE에게 힘을 주기 위해 만든 노래로 알려져 있다. 난 이 노래를 전혀 몰랐었는데(아이돌 좋아할 나이는 지났으니깐...), 케이던스(러너가 달리는 동안 발이 지면에 닿는 분당 걸음수)를 높이기 위해 챗GPT한테 내 목표 BPM에 맞는 러닝용 음악을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알려준 노래 중 하나라서 얼마 전부터 듣기 시작했다. 지금은 이 노래 BPM보다 케이던스가 더 나오게 돼서 러닝 할 땐 듣지 않지만, 달린 후 쿨다운을 하며 듣는다. 들을수록 가사 하나하나가 내 마음에 꽂혔다. 40년 넘도록 방황만 하던 내 삶에 러닝이 자리 잡고 있는 이 순간, 나 또한 이 세상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특별하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는 노래다.
노래를 들으며 화자가 '너'로 지칭하는 대상을 '러닝'이라 생각하자 모든 것이 맞아떨어졌다. 그랬다. 러닝을 하며 다시 웃기 시작했고, 러닝을 하며 특별한 나로 변해가는 중이다. 삶이 한결 풍요로워졌고, 이 나이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해나가다 보면 내가 진정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아이와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막 달리기 시작한 런린이(초보 러너)지만, 달릴 때면 내 마음만은 매일 한 시간씩 10km를 달리던 무라카미 하루키와 다를 바 없다.
'강물을 생각하려 한다. 구름을 생각하려 한다. 그러나 본질적인 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나는 소박하고 아담한 공백 속을, 정겨운 침묵 속을 그저 계속 달려가고 있다. 그 누가 뭐라고 해도, 그것은 여간 멋진 일이 아니다.'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