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닉 30일 러닝 챌린지 29일 차
많은 사람들이 30일 러닝 챌린지의 마지막 날을 달리며 뿌듯함으로 마무리할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내가 따르는 <마라닉 페이스>의 입문자 플랜에서는 29일 차가 마지막 러닝 데이다. 오늘의 과제는 휴식 없이 30분을 내리 달리는 것. 어제부터 비장한 각오로 영양, 수분, 스트레칭, 수면을 철저히 관리했고, 새벽 3시 30분, 결연한 의지로 일어났다.
3월 24일부터 시작된 챌린지 동안 꾸준히 달려왔기에, 개인적으로는 30분 내 5km 완주를 목표로 삼았다. 이는 km당 6분 페이스를 의미했고, 그간의 평균 기록으로는 불가능한 수치였다. 어젯밤 잠들기 전 욕심을 내려놓기로 마음먹었음에도 첫 1km를 5분 30초 페이스로 질주해 버린 나. 이후 급격한 체력 저하를 느꼈지만, 이를 악물고 팔과 몸통을 활용해 무거워진 다리를 밀어내며 속도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심장은 터질 듯 뛰었고, 호흡은 가빠졌으며, 갈비뼈 사이마다 통증이 밀려왔다. 그럼에도 몸은 내 의지를 받아들여 5km 31분 36초, 평균 페이스 km당 6분 19초라는 개인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비록 30분 내 완주는 이루지 못했으나, 스스로가 대견하고 뿌듯했다.
그러나 위기는 점심시간에 찾아왔다. 식사 중 갑자기 불편함을 느꼈다. 음식이 목구멍을 넘어가지 않았고, 속이 메스꺼웠으며, 명치 위로 음식이 얹히는 듯했다. 반도 먹지 못하고 산책을 시도했지만 소용없었다. 단순한 소화불량이라 여겼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상태는 악화됐다. 구토감이 밀려오고 오한과 함께 몸살 기운이 찾아왔다.
'아프면 안 된다. 내일 30일 차에 달리러 나가야 한다. 이 도전의 피날레를 달리기로 장식하고 싶다.'
속으로 주문을 외웠지만, 결국 몸의 신호에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오후 4시 30분, 조퇴를 하고 나오는데 폭우까지 쏟아졌다. 30일 러닝 챌린지가 허무하게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집에 도착해 우울한 기분으로 샤워를 시작했다. 그러나 뜨거운 물이 몸을 적시기 시작하자, 부정적인 생각들이 씻겨 내려가고 새로운 깨달음이 찾아왔다.
'이 도전을 왜 시작했지? 잘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그게 아니잖아.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해지기 위해 시작한 거잖아. 29일간 달리면서 우울하고 무기력했던 내가 스스로를 사랑하게 됐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몸이 쉬라고 하면 쉬어도 돼. 건강한 행복런이 목표였던 난 어디 갔지? 이미 29일간 꾸준히 달려왔고, 스스로에게 증명했잖아. 앞으로도 잘할 수 있어. 나를 소중히 여기는 게 우선이라는 걸 알게 됐잖아.'
오버페이스로 달린 것은 나의 실수였다. 하지만 이를 통해 또 하나 배웠다. 몸과 마음이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러닝 하려면 무리는 금물이라는 것, 몸이 쉬어야 한다고 신호를 보내면 존중해야 한다는 것, 억지로 목표를 달성해 봤자 진정한 행복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비록 내일 달리지 못하더라도, 이 도전은 결코 실패가 아니라는 확신이 내 마음속에서 피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