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닉 30일 러닝 챌린지 31일 차
"이게 맞는 거야?"
30일 챌린지에 31일 차라는 부제를 달면서 나 스스로도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31일 차가 맞으니까.
아침 4시에 눈이 떠지자 자연스레 손이 배로 향했다.
조심스럽게 통증이 있던 부위를 눌러본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한꺼번에 내쉰다.
다행히도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내 몸의 하소연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며
충분한 '쉼'의 시간을 건넸더니
내 몸은 자신의 이야기가 나에게 닿고
충분히 받아들여졌다는 안도감이 들었는지
밤 사이 잘 회복해 주었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경청과 공감이 중요하듯,
나와 나의 관계에서도 그런가 보다.
30일 러닝 챌린지는 나에게 단순한 도전, 그 이상이었다.
어려서부터 난 '끈기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그 끝은 항상 미약했던 패턴의 반복.
용두사미, 마무리 능력 부족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붙었다.
생각해 보면 나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달성한 적이 있었는지 조차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랬던 내가 대체 뭐에 혹해서,
도대체 뭐에 이끌려 도전을 시작하고 또 이렇게 마무리지을 수 있었을까?
내 내면에 어떤 힘이 작용했는지 정확히 분석해 내기는 어렵겠지만
매번 달리면서 느꼈던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
30일이 아닌 하루하루의 목표로 쪼개서
'오늘도 해냈다, 목표를 달성했다'는
작은 성공의 경험들이 나를 이끌고 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30일 러닝 도전의 31일 차인 오늘은
다시 달려 나가기 위해 회복하고 힘을 비축하는 날로 삼으려 한다.
30일 도전은 끝났지만 내 인생의 달리기는 지금부터니까.
태어나 처음으로 한 달 가까운 시간 동안 러닝에 집중하며
태어나 처음으로 나를 좋아하게 됐다.
난 꽤나 의지가 있는 사람이었다.
난 목표를 세우고 달성할 수 있는 힘과 끈기를 가진 사람이었다.
신체적, 심리적 벽에 부딪혀도 다시 나아갈 방법을 찾아내어
그 벽을 무너뜨리고 다리 삼아 건널 줄 아는 사람이었다.
지난 30일의 달리기가 나조차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하고
나를 좋아하기 시작하게 된 달리기였다면,
앞으로의 달리기는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더 행복한 나로 살기 위한,
나를 더 잘 알기 위한 달리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내 달리기가 과거의 나처럼 방향을 잃고 주저앉아
제자리에 멈춰서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했고,
내가 하고 있다면,
세상 그 어느 누구도 나보다 훨씬 잘할 수 있다고 믿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