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아닌, 나답게

다시 찾은 내 리듬

by 박이운

오늘 새벽,

현관문을 열고 나서며
스스로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다시, 내 리듬으로 달리는 거야."


러닝을 시작하고부터 이전엔 몰랐던 정말 많은 것들을 깨닫고 있기는 했지만,

어제 러닝을 하고 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지금 다른 누군가와 비교를 하고 있구나."


저 사람 페이스 정말 빠르다.
저 사람 케이던스 정말 좋다.
와, 잘 뛴다.
와, 오래 뛴다.

나도 더 빨라야 하지 않을까?
나도 좀 더 잘 뛰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이 나도 모르게 욕심을 부리게 했는지도 모른다.


러닝을 시작한 첫날, 난 바로 알 수 있었다.

러닝이 즐겁다는 것을.

단순했다.
그저 달리면 좋았고,
뛰는 동안 나는 나 자신을 마주했으며,

진짜 나로 살아갈 힘을 얻었다.


내 인생도 러닝처럼,
나만의 속도,

나만의 페이스,
나만의 방향대로 나아가면 된다고 생각했던 나였다.


그런데 어느새 수치를 쫓고,

기록을 바라보고,

조금씩 초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래서 오늘, 나는 다시 결심했다.

내가 즐겁고 행복하게 달릴 수 있는 속도로,
케이던스에 집착하지 않고,

수치에 얽매이지 않고,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그저 내 숨결에 맞춰,
내 발걸음에 맞춰,
내 리듬에 몸과 마음을 맡긴 채

한 걸음 한 걸음 달리기로.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33분이 순식간에 흘렀다.
5킬로미터가 가볍게 스쳐갔다.
아픈 곳 하나 없이,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달렸다.


평온했다.
정말 평온했다.


오늘의 러닝은 나를 초심으로 돌아가게 해 준 러닝이었다.

나에게 중요한 건,

누구보다 잘 달리는 것도 아니고,
누구처럼 잘 달리는 것도 아니다.

나답게 달리는 것,

그게 진정으로 내가 달리기를 하는 이유다.


오늘 난 다시,
내 리듬을 찾았다.

착. 착. 착.
내 페이스로,
내 리듬으로,
내 삶을 쌓아간다.


러닝도,
삶도,
오늘만 같기를.


내 리듬을 지키며,
행복하게, 건강하게,
한 걸음씩 천천히 나아가고 싶다.


- 오늘도 진짜 나를 향해, Run To Real -

by 규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