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고 마주하는 나, 그리고 너
사람은 스스로를 잘 모른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무엇에 상처받고,
어디서 위로받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것 같지만,
막상 명확하게 말하긴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헤맨다.
정말 나다운 무언가를 찾고 싶어서,
진짜 나를 만나고 싶어서.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렇게 나 자신조차 잘 모르면서,
다른 사람에겐 생각보다 참 단호하다.
몇 마디의 말과 하나의 행동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고, 단정 지어버린다.
“아, 저 사람은 저런 사람이구나.”
하고는 쉽게 점을 찍어버린다.
하지만 우린 누구나
단순한 말이나 행동 하나로 설명될 수 없는 존재들이다.
복잡하고,
모순투성이며,
때론 내가 봐도 나를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존재들이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타인에게만은 너그러움을 허락하지 못하는 것일까?
달리기를 시작한 뒤,
나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문득 지난날의 내가 떠올랐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너무 쉽게 결론을 내리고, 단정 지었던 나.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내가 누군가를 판단하고 있을 때
사실은 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해 불안할 때
타인을 평가하는 건
어쩌면 가장 손쉬운 도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난 오늘도 달렸다.
달리면 달릴수록 마음이 말랑해진다.
호흡이 차오를수록 생각이 투명해진다.
그리고 오늘의 달리기 그 끝엔
나를 좀 더 이해하게 된 나를 만날 수 있었다.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됐다.
사람은 누구나 복잡한 우주라는 걸.
그리고 그 우주를 탐사하는 첫걸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과 마주하는 것이란 걸.
그리고 그 시작은,
달리기 위해 내딛는 한 걸음과 닮아있다는 걸.
나는 오늘도,
진짜 나를 만나기 위해
달린다.
Run To R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