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에센셜리즘 - 그렉 멕커운

더 가지기 보다, 더 버리기

by 글쓰는 외과의사
에센셜리즘 - 그렉 멕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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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노력 대비 성과가 잘 나오는 타입은 아니었다. 이런 특성을 일찌감치 알곤 학창 시절에 공부도 요령이 아닌 엉덩이로 승부했다. 노력이 삶의 최고의 가치라고 여기던 시절도 있었지만, 살다 보니 노력만이 다가 아니었다. 인간관계가 그러하듯, 세상의 모든 가치에 노력을 들일 필요는 없었고, 그럴 수도 없었다. 대신 보다 중요한 몇몇의 가치에만 투자해야 했다. 현명하게 노력하는 법이 필요했다. '더 적게, 더 좋게'라는 슬로건의 '에센셜리즘'은 본질에 집중하는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프 데이비스는 휴식을 취하는 동안 재미난 진리 하나를 깨우쳤다고 한다. 경쟁적이고 도전적인 사람에게 열심히 일을 하는 것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신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것은 오히려 쉬운 일이다. 그들에게 진짜 어려운 일은 일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 조프 데이비스는 일일 평균 수면시간이 4-6시간이었다. 전 세계를 다니며 높은 성취를 이루었지만 36살이 되던 해에 몸의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였다. 끊임없이 무언갈 해내던 사람에게 강제적인 휴식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더 열심히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잘 쉬는 일이기 때문이다. 정신과 신체가 따로 놀 듯, 어떻게 쉬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육체는 무한히 버텨주지 않는다.

- 최근 들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수면이다. 10시 반이면 침대에 눕고 아침 6시에 눈을 뜨는 생활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라는 도구를 잃게 되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가 수면 부족이라고 한다. 수면 시간을 줄여 더 많은 일을 하려고 하기보다 깨어있는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결정'이라는 뜻의 decision은 라틴어 cis, cid에서 온 단어인데, 이는 '자르다' '죽이다'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선택지를 적게 남길수록 의사결정은 용이해진다. 따라서 좋아 보이는 것, 혹은 명백히 좋은 것이라 하더라도 궁극적인 목표의 달성을 방해하는 것이라면 과감히 없앨 수 있어야 한다.

- 자기소개서나 짧은 이력서를 써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글자 수를 늘리는 것보다 글자 수를 줄이는 일이 더 힘들다. 3년째 입지 않는 옷이더라도 그 옷을 버리기까지는 웬만한 결단력으로는 어렵다. 살면서 느끼는 바는 가지기보다 더 어려운 것이 비우는 것이었다. 소유에 집착하지 않고 잘 버릴 수 있는 사람은 결단이 빠른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의사 결정을 명확하고 빠르게 하는 사람은 많은 선택지를 가지지 않는다. 버릴 수 있는 선택지를 과감히 버릴 줄 알아야 한다. 소유하기보다 비울 수 있는 용기를 가질 것.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정해진 방식을 엄격하게 따름으로써 더 많은 시간적 정신적 여유를 활용하게 된다는 내용이 나온다. 대부분 창의적인 사람들은 잠을 자고, 식사를 하고, 일을 하는 자기만의 최적의 시간표를 일찌감치 파악하고, 그 시간표를 철저하게 따른다. 시간표를 어기고자 하는 유혹이 들어도 좀처럼 어기는 일이 없다.

- 앞선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자신만의 방식이나 시간이 확고한 사람들을 고리타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유는 불필요한 고민들을 제거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여유는 창의적 영감으로 이어진다. 아침에 눈을 떠서부터 많은 선택지 앞에 생각과 고민이 많은 사람에게 편안함과 창의력을 기대할 수는 없다.




어떤 일의 소요시간을 실제보다 더 짧게 예측하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가 사회적 압박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익명성이 보장되는 경우 사람들은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의 소요시간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하면서 '계획 오류'를 범하는 확률이 크게 낮아졌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유추해 보면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의 소요시간을 꽤 정확하게 알고는 있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 어떻게 보면 잘 보이고 싶은 욕구의 일환일 수도 있겠다. 일만이 여기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약속 시간에 늦는 경우를 떠올려도 동일하다. 10분 정도 늦을 것 같다의 통상적인 지각 예정 시간은 15분이 넘어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계획 오류를 범하지 않고, 여유롭게 시간을 제시하는 일조차 잘 보이고자 하는 욕구를 버리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




생각보다 단조로운 삶이 이어지고 있다. 평일에는 병원 일에 집중하고, 퇴근 후 시간을 즐길 새도 없이 10시면 잘 준비를 한다. 요즘 들어 가장 행복한 시간은 토요일 오전이다. 아침 일찍 수영을 하고 커피 한 잔을 하면서 앉아있는 여유가 그렇게 좋을 수 없다. 유일하게 잡생각을 하고 맘 편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주말 아침마다 조금씩 읽었던 에센셜리즘으로 추구하는 바는 더 명확해졌다.


좋은 습관을 더 가지려 하기보다, 안 좋은 습관을 버리기를 추구하고, 많은 인간관계를 구축하기보다, 소중한 지인들에게 집중해야겠다. 루틴을 명확히 함으로써 내 시간을 지켜나가고,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세상을 너무 잘 살려고 할 필요도 없었다. 더 많이 자고, 더 많이 버리면서 고민과 걱정을 줄여나가면 그만이었다.


긴 연휴의 시작. 무엇을 하며 보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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