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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외과의사 Nov 13. 2022

북리뷰 21. 징조 - 김승호

징조 - 김승호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사주와 운세에 관련한 주제는 항상 흥미롭다. 특히나 고민이 있을 때는 더욱 운세가 궁금해진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지금 무슨 선택을 할지, 어떤 대비를 해야 할지 누구나 궁금할 것이다. 생년월일과 타로를 이용하는 점성술사를 찾아가는 이유도 결국 미래를 '지금' 알기 위함이다.


점을 보는 것도 미래를 엿보는 것의 일환일 수 있지만, 점을 보지 않더라도 '징조'라는 것은 우리 일상에 항상 존재한다. 저자 김승호는 관심을 기울이면 충분히 알아챌 수 있는 '징조'에 대해 언급한다.




"왠지 뭐든 잘될 것 같은 느낌도 징조다."
어느 날 아침 J는 잠에서 깨어났을 때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그저 몸의 컨디션이 평소보다 좋을 수 있었다. J는 회사에 도착해 업무를 시작했다. 오늘따라 의욕이 솟았다. 퇴근 후, J는 자신이 무언가 달라졌음을 느꼈다.


이 책을 읽게 한 구절이었다. 이상하게 요즘 일이 잘 풀렸다. 힘들었던 상반기와는 다르게 하반기로 갈수록 기운이 났다. 출근길 지나치는 한강에 기분이 좋아졌고, 아침의 잠깐 가지는 커피타임에 행복했다. 몰려있던 시험과 컨퍼런스 발표도 차근차근 잘 끝났다. 정말 가끔은 마약을 하면 이렇게 사소한 거에도 기분 좋아지려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느낌이 들 때 유튜브의 책 소개 영상에 '징조'가 올라왔다. 이것도 결국 '징조'일까. 기분은 영혼의 느낌을 대변한다고 한다. 미래가 구체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미래의 일을 기분으로 먼저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책에선 이러한 징조를 꽁꽁 얼었던 겨울 땅이 녹아 대지가 크게 활동하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곧 다가올 행운에 대해 담담하게 기다려야겠다.



"조화는 곧 얽힘이고 동시성이다."
생활을 다양하게 해야 한다. 한 달 내내 집 안에만 있으면 돈은 절약되고 휴식을 취할 수 있겠지만, 행운의 조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오랫동안 여행 한 번 못 가는 상황도 좋지 않다. 이렇게 살면 세상과의 얽힘이 사라지고 동시성도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행운도 기대할 수 없다. 사람이 살면서 꼭 필요한 일만 해서는 안된다. 때로는 자신을 세상에 노출시켜야 한다. 그래야 진보와 진화가 이루어지는 법이다.


세상과의 얽힘에서 징조가 생긴다. 세상의 모든 일은 얽혀 있는 동시성이 존재하고 그 연장선 상에서 미래도 함께 다가온다. 세상과 연결되어 있지 않을 때, 그 동시성과 미래는 단조로울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SNS와 블로그, 유튜브는 너무나 좋은 tool이다. 개인적으로 글을 쓰면서 더 감사한 기회들이 생겨난 건, 일기장에서 기록할 때가 아니라 블로그에 남길 때였다.


"과거는 더 먼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레일과 같은 것이다."
미래와 과거는 현재라는 시점으로부터 존재의 양상이 현저히 바뀐다. 미래는 요동치는 존재다. 미래는 분명 현재로 오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미래도 과거처럼 레일 위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다. 미래는 과거처럼 고정되어 있지 않고, 어떤 미래는 존재할 뻔하다가 취소되기도 한다.


저자는 미래가 레일 위에 있지 않으며, 요동치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이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과거-현재-미래는 이어져 있으며, 하나의 연장선 상에 있다. 하지만 현재라는 정거장에서 철로를 바꿀 수 있다. 과거에서 이어져 온 레일을 현재 정거장에서 원하는 레일로 갈아탈 수 있다. 과거에 어떤 레일을 타고 왔느냐에 따라 현재 정거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노선은 선택의 폭과 종류가 다를 것이다. 더불어 현재의 정거장에서 어떤 레일을 탈 지 선택할 때, 미래를 어렴풋이나마 예측할 수 있다.




'신과 나눈 이야기' 3편에도 점성술사에 대한 언급이 있다. '신과 나눈 이야기'의 저자인 '잭 도날드 윌시'에 따르면 에너지를 읽는 사람이 점성술사라고 한다. 사람의 생각과 말과 행동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뿜어내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그 사람의 미래를 읽어 준다고 한다.


고대 시절부터 지금까지 인류의 삶과 운세는 항상 함께 했다. 분명 모든 사건을 일일이 신경 쓰며 과대 해석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나의 주변에 있는 일들을 관찰하고 alert 하게 사람과 사물을 바라보아야 함의 필요성을 느꼈다. 현재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지금, 이 현상을 관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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