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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전공의 Dec 03. 2022

4. 건습만 운영기 "끼리끼리의 힘"


건습만은 건강한 습관 만들기의 줄임말이다.

건습만 모임은 건강한 습관을 만드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건습만 모임을 함께한 지 거의 만 3년이 되었다. 3명이서 시작한 습관 모임은 어느덧 21명의 꽤나 큰 모임이 되어버렸다. 친구들과 시작한 소소한 모임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지 3년간의 시행착오 소개글.




1. 건습만의 시작.


- 'Atomic habit.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란 책을 읽은 것이 그 시작이었다. 사소한 습관의 힘에 대해 인지하곤, 혼자서 여러 습관을 시도해보았다. 기상 후 이불 개기, 자투리 시간 책 읽기, 자기 전 명상하기 등. 모두 시작은 좋았다. 하지만 시작뿐이었다. 책을 읽고 난 후 반짝이던 의지는 순간의 반짝으로 끝났고, 수년간의 생활 패턴을 단시간에 바꿀 수는 없었다. 변화가 필요했다. 책에서 소개한 '함께의 가치'는 생활 습관 변화는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더 효율적이라는 내용이었다. 그 당시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친구들 2명에게 건습만을 제안했다. 건강한 습관을 장착하고 몸과 마음을 변화시켜보는 게 어떻냐는 제안에 2명 모두 흔쾌히 수락했고, 그렇게 3명의 카톡방이 생성되었다.


2. 건습만 인원이 하나둘씩 늘어나다.


- 함께하다 보니 혼자보다 훨씬 효율적이었다. 주말마다 한 주의 피드백을 함께 했고, 습관을 인증하고 공유하다 보니 재밌었다. 스스로의 만족감은 덤이었고, 친구들의 생활 습관을 보고 배웠다. 서로가 서로의 motivator 가 되었다. 모인 벌금으로는 함께 저녁을 먹었고, 대화 주제도 자연스럽게 건설적으로 변화하였다.


세 명 이서만 하기에는 아쉬웠다. 좋은 건 함께 공유하고 싶은 법이다. 주변에 건습만에 관심 있어하는 친구들이 한두 명씩 더 모였다. 지인의 지인으로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났다. 신기하게도 소개를 통해 들어온 사람들의 결이 비슷했다. 하나같이 마인드가 건강했고, 꾸준했고, 성실했다. 본인의 분야에서 열심이면서 놀 때도 열심히 놀았다. 습관을 통해 생활을 공유하다 보니 건습만 사람들은 금방 친해졌다. 모였을 때 나누는 대화의 주제도 그동안의 다른 모임과는 달랐다. 자신의 꿈과 미래에 대한 얘기들을 나누었고, 모임을 하고 온 날엔 이상하게 힘이 났다. 기운을 받는다는 게 이런 것일까.


함께의 가치를 확장하다 보니 3명, 7명, 16명, 21명. 조금씩 좋은 사람들이 늘어갔다.



3. 습관 방이 체계화되다.


-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시스템이 필요했다. 하나의 습관 방으로 운영하기엔 정신이 없었다. 꾸준히 인증을 올리는 사람들도 있었던 반면, 인증을 까먹고 유령 회원이 되어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습관 방을 세분화했다. 관심 있는 분야별로 습관 방을 만들어보았다. 독서, 경제, 언어, 명상 등 본인이 원하는 습관 방에 들어가 인증을 하게끔 하였다. 주제별 습관 방은 오프라인 모임으로 이어졌다. 같이 등산을 가기도 하고, 독서 모임이 열리기도 했다. 경제 모임은 각자가 준비해온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할 수 있는 장소였다. 하지만 주제별 모임은 원래 건습만이 추구했던 일상의 건강한 습관 장착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하루의 숙제를 인증하는 듯한 부담감이 함께했다.


주제별 조가 아닌 랜덤으로 조를 배정해 운영해보았다. 5-6명씩 모인 조에서는 각자가 자유롭게 습관을 만들고 인증했다. 가볍게 일상을 공유하고 습관을 인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서로에 대해 많이 친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개인의 일상을 처음부터 공유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 2022년의 마지막은 시간대별의 조로 운영하였다.


: 출근 전 루틴 조 - 기상 시부터 출근길까지 다양한 습관이 함께했다. 기상 후 바로 양치하기. 아침 일기 쓰기. 출근길 택시 타지 않기. 아침 시작을 알리는 사람들이 함께했다. 새벽 6시부터 울리는 카톡방에 출근길부터 동기부여가 된다. 특히 새벽 테니스를 치시는 회원님 한 분의 테니스 인증사진은 볼 때마다 제대로 동기부여가 된다.


: 일상 속 루틴 조 - 일상 사이사이 본인이 활용하고 싶은 시간들에 습관을 채워 넣은 조이다. 하루 2리터 마시기, 일상 속 생각 메모하기, 영작 작문 2 문장. 등 이방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자투리 시간 습관들을 공유했다. 이유 없이 폰을 열어보다 사람들이 올리는 습관에 내 습관인 영어 단어장을 다시 한번 열어본다.


: 퇴근 후 루틴 조 - 퇴근길에서부터 시작된다. 퇴근 후 한 시간 영어 공부하기, 홈트 하기, 자기 전 스트레칭하기 등. 퇴근 후부터 자기 전까지 습관들이 이어진다. 자기 전 유튜브를 켜긴 쉬워도 책을 잡기는 그렇게 어렵다. 하지만 책을 손에 든 인증샷을 찍은 후 다시 유튜브를 켜기엔 조금 양심에 걸린다. 그렇게 자기 전엔 책을 읽는다.


: 주말 루틴 조 - 토요일 아침. 각자의 주말 루틴들로 주말의 시작을 알린다. 주 1회 러닝을 하고 있는 나는 맑은 한강 사진을 공유하고, 주 1회 SNS를 업로드하고 있는 한 명은 유튜브 업로드를 인증한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1인은 그 주 임장 리포트를 주말에 공유한다. 주말까지 알차게 보내는 회원님들에게 무한 존경과 감사를 느낀다.          


4. 벌금의 선순환. 기부를 시작하다.


-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벌금의 액수가 늘어났다. 더군다나 2021년은 코시국으로 모임을 할 수가 없었다. 모임비로 사용하지 못하니 돈만 계속해서 늘어났다. 이 돈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고민하다, 역시 건습만 답게 기부로 결정했다.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 탑골공원 무료 배식소 원각사 여러 단체에 30만 원, 50만 원씩 기부를 했고. 이번 연도부터는 아름다운 재단에 꾸준히 기부를 하고 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회원님들의 생일 선물로는 책 선물을 하고 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독서는 건습만 회원님들 모두가 가지고 있는 무기이다.



5. 네트워킹의 가치.


- 개개인의 건강한 습관을 장착하는 것도 좋지만, 건습만이 가장 빛날 때는 사람들이 모였을 때였다. 다양한 분야에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친구들이 모이다 보니, 모임은 항상 건설적이었다. 독서 모임에서 공유하는 삶의 자세, 경제 모임에서 공유하는 경제관념 등 대화만 나눠도 감사했다. 책을 통해서도 배우지만, 사람을 통해 우리는 서로 배우고 있었다. 20-30대의 고민을 같이 나누었고,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우물 안 개구리에서 탈피하였다.


'끼리끼리'는 과학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와 가장 많은 시간을 공유하는 5명의 평균이 나라는 말이 있다. 이번 송년회 때 동균 회원님의 스피치 시간에 나온 말이다. 지금 어울리고 있는 건습만 사람들과 꾸준히 함께, 오래갈 이유는 충분했다.



6. 건습만의 비전.

이 세 가지의 비전은 꾸준히 추구할 가치이다. 건강한 개인이 모여, 함께 주변에 선순환을 일으키는 단체가 되는 것이다.



7. 2023의 건습만.


-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지난 3년 덕분에 올해는 조금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 시간대별로 나눈 조는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고, 4개의 시즌으로 중간중간 재정비할 시간을 가지며 습관 방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정기적인 독서모임! 매달 마지막 주 일요일마다 독서 모임이 개최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시간과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히 가까이해야 할 것이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통해 수많은 멘토들을 만날 수 있고, 몇십 년을 고민한 저자의 가치를 훔쳐올 수 도 있다. 책만큼 훌륭한 선생님이 없고, 책만큼 효율적인 인생 지침서가 없다. 그리고 책은 나누었을 때 그 가치가 더욱 커진다.





최근 언어 모임을 하면서 알게된 사실이 있다. 대만 친구들이 건습만과 비슷한 모임을 하고 있다고 했다. 알고보니 건습만을 3년째 함께해온 민정이가 소개시켜준 것이었다. 대만인들끼리 습관을 인증하는 건습만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신기했다. 건습만의 글로벌화,,,,

 

사실 이렇게 모임이 오래 유지될지 몰랐다. 언제까지 우리가 함께할까? 항상 모일 때마다 웃으며 한 얘기였다. 3년 전과는 다르게 지금 건습만에 가진 애착은 상당하다. 올바른 가치를 추구하다 보니 하나둘씩 좋은 사람들이 모였고, 조금씩 더 크고 빛나는 단체가 되어왔다. 이 사람들과, 그리고 앞으로 또 건습만 회원이 될 사람들과 맞이할 2023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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