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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isbumpy May 14. 2022

어차피 우리는 다 죽어요.

참 웃겨요. 우리는 결국 죽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매 순간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죠. 우리의 삶은 결국 유한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것을 늘 잊고 살아요. 그래서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까먹어버리기도 하는 것 같고요. 참, 웃겨요. 결국, 우리는 죽고 말 텐데.


죽는다는 사실을 안다고 삶을 막 대하거나 악착같이 열심히 살지는 않아요. 어차피 결국 죽고 말 테지만, "그래도 균아, 그동안 잘 살았구나. 수고했어"라고 스스로에게 다독임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말을 스스로에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현재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구나."라는 생각이 어느 순간부터 들더라고요.


죽음은 어쩔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은 어떻게든 바꿀 수 있잖아요. 대단한 변화는 없겠지만, 약간의 변화, 자신의 마음으로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이 있다는 사실, 그것 하나만으로 충분한 거죠. 죽음이 우리가 바꿀 수 없는 문제라면,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스스로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싶어요. 복잡해요. 죽음은 그래요. 사람을 참 많이도 어지럽히는 것 같아요.


마치 엉켜버린 실타래처럼 풀어야 하지만, 풀지 않아도 되는 숙제처럼요.


사실, 제 곁에는 늘 죽음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것을 외면했죠. 바라보기엔 너무나도 어두운 것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나는 앞을 보고 싶은데, 죽음은 제 두 눈을 꼭 막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했죠. 그래서 죽음이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인정하지 않았어요. 근데, 저는 아직도 죽음을 외면해요. 사람에게 주어진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참 지질하죠.


아무도 죽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내 사람들이 영원히 그럴 것처럼 살았으면 좋겠어요.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도 중요하지만, 그러지 말고, 영원히 생동적으로 살 수 있는 것처럼 살았으면 좋겠어요. 욕심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렇게 욕심을 부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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