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수영장이 있는 게 흔한 곳

[육아해우소(6)]

by 스트로베리


# 집 앞 수영장, 그곳이 주는 행복


친정엄마가 한국으로 가고 난 후 3개월 동안 나는 잠부족으로 내 몸을 챙길 겨를이 없었다. 그냥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버텨왔던 것 같다. 많이 힘들어하는 나 때문에 남편은 이른 시간 퇴근하기도 하고. 연차를 쓰기도 하고. 퇴근해서 하빈 이를 도맡아 케어해 주었다. 보통 베트남은 주 6일 일하지만, 남편은 주 5일 출근해서 주말만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청소메이드언니는 내가 직장생활을 할 때부터 5년 동안 우리 집 일을 봐주고 있다. 베트남은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한국인 대부분가정에 파트타임이나 월급제로 메이드를 고용한다. 시간당 6만 동(한화 3천 원 정도)인데 원래 주 3회 3시간 이용했었는데, 내가 출산 후 일이 많아진 걸 알고 청소도 해주고 아기도 봐준다며 시간을 조금씩 늘려서 와줄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1월 2월 3월 시간이 지날수록 버틸만했다. 3월부터는 ‘엄마가 건강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밥도 해 먹고 영양제도 챙겨 먹고 산책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하빈이의 밤잠시간이 안정을 찾고 4월이 되었다. 출산 후 항상 나는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가 행복하다’고 되새겨왔지만, 잠이 부족하니 내가 행복해질 수가 없었다.

꽃피는 4월이 되고(하노이는 아직 우중충한 날씨이지만) 나에게도 여유가 생겼고, 이제 체력관리를 해야 할 때가 다가온 것을 느꼈다.


임신 중 한국에서 3개월 동안 행복하게 먹고 자고 했던 그 살들이 흔적이 많이 남아있었고, 몸이 무거워지니 몸이 더 처지고 무기력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나의 힐링 운동인 수영을 다시 시작하고자 마음먹었다. 일하면서 힘들 때 나에게 활기를 주던 운동. 물속에 있으면 세상걱정 다 사라지고 머리가 가벼워진다. 임신 막달전까지 볼록한 배로 수영 열심히 다녔었는데 시간이 이렇게 흘러버렸다.

작년겨울 이사와서 첫 실내수영장, 생각보다 밝고 좋았다

수영을 하고 나와서 살랑거리는 바람이 내 몸을 감싸면 ”아~ 행복하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원래 뭘 하기 전까지 시동 거는 게 오래 걸리지만 수영은 예외다. 실력이 좋지 않지만 운동 삼아 물속에서 걷기도 하고 자유형, 배영정도만 하고 물속에 떠있기만 해도 좋은 걸. 몸치인 내가 한국에서 엄마와 강습 다니면서 물에 뜨는데만 두 달이 걸렸었다. 그때 강습 다닌덕분에 이렇게 수영장이 아파트마다 있는 베트남에서 수영장 이용을 아주 잘하고 있다. 이사를 자주 다녀야 하는 베트남인데, 내 이사 체크리스트 중 수영장이 어떤가 가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아파트 야외수영장

큰 기업에서 지은 대단지 아파트에는 필수로 실내수영장, 실외수영장이 있는 베트남.

더운 여름날 저녁 해 질 무렵 야외수영장에서 바람을 맞으며 하는 수영은 내가 하노이 여름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이사 오기 전 아파트에서 남편과 한여름에 저녁노을을 보며 야외에서 수영하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휴양지에 놀러 온 느낌은 덤. 집 앞에서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니.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


곧 다가올 여름에도 습하고 따뜻한 바람을 맞으며 물속에서 행복을 찾아야지

내년여름엔 하빈이도 함께할 수 있을 거라 더 기대되고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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