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해우소(9)]
“선포해요. 목요일마다 만나기로”
언니의 카톡에 피식 웃음이 났다. 귀여운 언니. 맨날 투정 부리듯 말하지만 그 속에 깊은 마음도 느껴진다. 우리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 한인타운에서 멀리 떨어진 어느 아파트 단지에서 처음 만났다.
모두 이 도시가 어색하던 시절, 맛집모임이라는 타이틀아래 하노이 맛집을 탐방하러 다녔지.
그러다가 내가 직장 때문에 한인타운으로 이사를 나왔고, 그 뒤 언니도 내가 강력하게 주장하여 같은 아파트 같은 동 아랫집으로 이사 오게 되었다. 모닝커피도 마시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언니는 맨날 징징대고 하소연하는 내 말도 다 들어주고 가자는 대로 다 가줬다. 딸기가 뱃속에 있을 때도 우리는 매주 주말 맛집탐방을 하러 다녔다.
(딸기의 존재를 알고 고된 업무에 눈물을 훔치던 나에게 언니와 형부가 사준 맛있는 끼니들은 잊을 수가 없다. 하빈아 이모, 삼촌한테 효도하자)
우리는 11살 차이. 솔직히 내가 우는소리하고 징징거리면 ‘쟤가 왜 저러나’할법한데 다 들어주고 자기 생각도 말해준다. 그럴 때마다 깨달음을 얻을 때가 많다. 30대를 지나오면서 비슷한 가치관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들과 좁고 깊은 관계를 가지게 되었고,
베트남에 살면서 더더욱 좁아지고 깊어진 거 같다. 누가 보면 왜 저렇게 좁은 관계를 유지하나 할지 모르지만 나는 편하고 너무 좋다. 그래도 할 건한다. 회사생활하며 도움받고 고마운 분들에게는 잊을만하면 연락한다.
출산 후 산후우울감에 치여 언니한테 먼저 연락 못한 게 마음에 걸렸다. 내 코가 석자였다. 그래도 언니는 내가 육아하며 힘들다고 하빈이 보러 거의 매주 와주고 힘들 때 부르라고 했다. 솔직히 힘들 때는 사람들도 만나기 싫은데 언니는 만나면 편하다.
매일 먹는 한식도 좋지만 다른 음식도 먹으러 다니는 중에 언니가 나를 목요일 메이트로 선포했다.
이제 목요일마다 어디로 가지?
고민하는 재미로 즐거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