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해우소(16)]
어제 하빈이가 잠든 후, 남편과 저녁 먹으며 이야기하다가 남편이 갑자기 “하빈이 토 냄새가 그리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토를 안 본 지 한참 되었었고 나는 “그 냄새가 그리워질 줄이야”라고 말했다.
이제 7개월에 들어선 하빈이.
3개월에 뒤집기를 성공하고 뒤집기 지옥을 맛봤다.
하루종일 뒤집고 밤에 잘 때도 뒤집고.
하지만 이 뒤집기 지옥은 곧 토지옥을 뜻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수유하고 한 시간 동안 뒤집지 못하게 해도 뒤집는 순간 나오는 토.. 토.. 토..
3개월, 4개월은 한동안 손수건이 마를 날이 없었다.
신생아 시절보다 토 횟수가 더 많아진 느낌.
하지만 뒤집기가 안정을 찾고 목과 허리에 힘이 생기고 나니 5개월부터는 거의 토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수유 후 바로 뒤집고 놀아도 토하지 않았고, 스스로 트림을 하는 경지까지 이르렀다.
모유 먹고 고개 돌려 억~ 분유 먹고 뒤집어서 억~
매번 수유 후에 트림시키는 게 일이었는데 스스로 하게 되다니! 하루하루가 다른 아기의 성장은 엄마아빠에게 놀라움을 가져다준다. 한 인간의 성장이란 정말 경이롭다.
남편이 말했다.
결혼하고 나서는 ‘아, 결혼 안 했으면 어쩔뻔했어 ‘라고 생각했고, 하빈이를 낳고 나서는 ‘아, 안 낳았으면 어쩔뻔했어’라고 생각했다고.
이 행복을 알게 되어서 행운이고 다행이라고.
나는 이 행복을 온전히 다 알고 말할 줄 아는
남편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