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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로베리 Jul 09. 2023

첫 기차여행, 당일치기 대구행

[육아해우소 (20)]


# 밉새이 하빈이에요.

-밉새이는 "밉게 생겼다"의 경상도 중남부지방의 사투리. 어린 아이를 보고 "예쁘다" "잘 생겼다"를 반의어로 말하는 것.


남편이 하노이에서 한국으로 왔고, 우리 세명은 당일치기로 대구를 갔다 왔다.

다행히 KTX를 타고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거리.

하지만 짐도 많고 첫 기차여행이었고 당일치기여서 걱정이 한 보따리. 오전 8시 20분에 출발하여 오후5시에 돌아오는 일정. 모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 당일에 다녀오는 것이 최선이었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항상 그렇듯 걱정에 걱정이 꼬리를 물었지만 기차를 타는 순간 걱정은 사라지고 여행의 설렘만 남았다. KTX에는 유아동반석이 있어서 거기로 예약했고 바로 뒤쪽통로에는 수유실이 있었다.

셋이서 하는 첫 기차여행이라 사진도 찍고 하빈이 낮잠시간이라 재우다 보니 어느새 도착.

하빈이 셀카찍는데 끼어든 엄마아빠(?)와 호기심 많은 뒷모습

하빈이 이모할머니가 동대구역으로 나와주셨고 우리는 합천으로 향하게 되었다. 차를 타자마자 하빈이는 분유한통을 먹고 큰일을 보았지. 그래서 들리게 된 휴게소. 큰일 처리를 하고 밖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파란 하늘에 푸르른 풍경이 근심걱정을 모두 빼앗아 가버렸다.

그렇게 더 달려 도착한 합천 왕할아버지댁.

왕할아버지랑 사진도 찍고 집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하빈이는 낮잠타임.

우리는 텃밭채소와 고기로 행복하게 배를 채우고 하빈이는 이유식 먹고 왕할머니 만나러. 작년 이맘때 하빈이가 뱃속에 있을 때 왔었는데 하빈이를 데리고 방문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가을에 또 올게요~!

왕할머니와 인사하고, 이모 할머니랑도 한컷

빠듯한 일정에 베스트 드라이버 이모할머니 덕분에 무사히 시간 맞춰 도착한 동대구역.

우리의 정신적 지주. 고맙고 미안한 마음 한가득이지만 다 표현할 수 없음이 항상 아쉽다.

가을에 다시 만나자고 인사를 하고 다시 오른 기차.

역까지 데리러 와준 하빈이 이모.

무사히 당일치기 대구행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가족들 덕분에.

가족들이 있어서.

빡빡한 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커피 세 잔을 마시며 일정을 소화했지만,

‘둘이 있을 때와 다른 셋이라서 느껴지는 행복감이 이런 거구나’ 또 다른 소중한 깨달음을 얻은 하루.


힘들다고 투정 부려도
막상 닥치면 아무것도 아니고
거기서 또 깨달음을 얻고 행복을 느끼는.
이것이 인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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