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해우소 (19)]
배냇머리를 밀고 고르게 잘 자라고 있는 하빈이 머리카락. 한참 머리카락이 많이 빠질 때 사진을 보면 백일 지나고 잘 밀어줬다 싶다.
어느새 머리카락이 길어 귀를 덮고 제비초리가 빼꼼 자기주장을 하려고 하는 때에 한국으로 왔다.
고등학교 때부터 미용을 공부하던 하빈이 이모는 어느새 멋진 샵을 운영하는 원장님.
하빈이 커트해 줘야지~했지만 바쁜 스케줄에 여기저기 나와 하빈이를 데리고 다니느라 어느새 2주가 훌쩍 지났다.
외갓집 대가족이 1박 2일 여행을 다녀온 뒤 하빈이에게 마음을 뺏겨버린 사촌동생이 마침 머리를 하러 왔고, 하빈이를 꼭 보고 가야 한다고.
그래서 나는 유모차를 끌고 나갔고, 마침 간 샵에서 커트를 하게 된 하빈이. 사촌동생에게 안겨 의젓하게 커트도 하고 제비초리도 바리캉으로 깔끔하게 정리. 나는 그 모습을 사진도 찍고 동영상에 담았다.
가만히 머리를 맡기는 모습이 웃기고 귀여워서 동영상에는 내 웃음소리로 가득 채워졌다지.
조카사랑 이모의 감격스러운 첫 커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하빈이를 보면 귀여워 귀여워 입이 닳도록 말하는 내 동생. 하빈이 이모.
실력 있는 사장님이 되어 우리의 머리를 정성스레 만져준다. 이제 하빈이 까지.
이런 날도 오는구나. 아직 현실인 듯 아닌 듯 꿈같은 일들이 많다. 힘들어서 아이고~하는 순간에도 이런 달콤한 행복이 불쑥 고개를 내민다.
고개를 내민 행복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항상 되새기자. 이 순간을 소중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