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해우소(24)]
“드디어 입 하나 늘었네.”
내가 쌀이 금방 줄어든다니 남편이 말했다.
그래서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네 하하하. 입 하나 늘었네. 늘었어~“
하빈이는 9개월 되기 3일 전부터 세끼를 먹기 시작했다. 원래 더 일찍 시작했어야 하는데 한국 가는 일정이 맞물려 돌아와서 시작하게 되었다.
잘 먹고 잘 싸는 하빈이.
모유, 분유에서 이유식
한 끼에서 두 끼
두 끼에서 세끼
넘어갈 때마다 일주일 넘게 장이 적응하느라 하루에 5~7번 큰일을 봤다. 그래서 똥쟁이 2라고 별명을 붙여주고 자기 전에 ‘오늘은 6 똥 선생이네~’라며 말해주며 재웠다.
아빠 닮아 가리는 거 없이 잘 먹고 잘 싸는 하빈이.
어른들이 아기들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기만 하면 된다고 하는데 그 말이 더 와닿는 요즘이다.
밥 세끼에 분유 두 번 먹으려면 하루가 바쁘지만 잘 먹으니 이유식 만드는 시간도 행복하다.
하빈이가 커갈수록 요령도 지혜도 생기는 요즘.
이가 난다고 새벽에 깨서 울 때도 있지만, 뿅 올라오고 나면 다시 11시간씩 쭉 자는 고마운 내 꼬마친구.
그 덕분에 내 시간도 생겼다.
불평하려면 불평한 일 투성이고,
감사하려면 감사할 일이 일상 속에 너무 많다.
하빈이 이유식 만드느라 나도 남편도 건강식 먹게 되어 감사하고.
하빈이가 내가 해준대로 잘 먹어줘서 감사하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잘 놀고 엄마가 하는 대로 잘 따라와 줘서 감사하고.
바쁜 일상 속 우리 세 가족이 웃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하빈이로 인해 행복해하는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있음에 감사하고.
감사하다고 표현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