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 3일 전, 너와 만나다

[해외임신/출산 일기(5)]

by 스트로베리


# 함께한 지 40주 4일, 기다리던 너와의 만남


예정일이 3일 지난날,

아직 소식 없는 딸기를 기다리며 엄마랑 산책하고 있던 오후. 이 여유로운 시간을 즐겨야 해~ 하며 엄마와 보내고 있었다.


산책 중 화장실을 갔는데 기다리던 이슬을 봤다!

침착한 남편이 ‘딸기는 자기 나오고 싶을 때 나올 거야’하며 안심시켜 줬는데 드디어 딸기가 나오고 싶은가 보다 생각을 했다. 이슬이 비치고 하루~일주일사이 아기가 나온다는 정보를 들었기 때문에 ‘딸기 만날 날이 이제 임박했구나!’ 생각하며 열심히 걸었다.


그날 저녁 마지막 만찬이라고 생각하며 남편, 엄마와 수육을 맛있게 먹고 잠을 청하려고 했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새벽 1시쯤 자궁수축이 오는 느낌이 들었고 화장실에 갔는데 녹색 빛이 도는 냉과 갈색혈이 묻어 나왔고 배에 불편감이 느껴졌다. 급히 진통어플을 깔고 진통주기를 확인해 봤는데 아직 가진통인듯했다. 남편과 엄마를 깨우고 혹시나 씻지 못할까 봐 샤워도 하고 출산가방을 챙겨 새벽 3시에 병원응급실로 향했다.


새벽 3시 30분 응급실에 도착,

내진을 했는데 녹색분비물이 보여 태동검사를 했다.

녹색분비물은 아기가 뱃속에서 태변을 봤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태동검사를 했을 때 아기에게 문제가 있으면 응급으로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

우리도 책에서 본 내용이었고, 당직의사 선생님도 그렇게 말했다. 걱정됐지만 태동검사했을 때 정상이면 괜찮다고 지켜보자고 했다. 다행히 딸기는 뱃속에서 아주 잘 놀고 있었다. 태동검사를 마치고 의사 선생님이 그래도 계속 지켜보는 게 좋으니 미리 입원을 해서 경과를 지켜보자고 했다.


그렇게 새벽 5시경 분만실에 입원했다.

분만실에는 보호자 한 명만 들어올 수 있어 남편이 들어왔고, 엄마는 집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옷을 갈아입고 기다리고 있으니 간호사선생님이 관장하자고 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관장약 두 개를 넣고 10분 기다리다 속을 다 비우고, 소독약 비슷한 바디클렌저로 몸을 씻으래서 씻고 누워서 기다리니 분비물이 색이 이상해서 패드를 깔고 태동검사를 계속했다.


분만실에는 그날 분만실 담당의사 선생님, 수간호사선생님, 여러 간호사선생님들이 수시로 내 상태를 확인하러 들어왔다. 출산하는 날, 분만실 담당의사 선생님은 밝고 통통 튀는 베트남 의사 선생님이었다 원래 아침 8시 통역 출근시간이 되면 통역을 불러주는데 내가 새벽부터 와서 여러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과 베트남어로 의사소통이 다 되는 걸 보고 담당의사 선생님은 통역 필요 없다고 괜찮다고 했다.

(솔직히 경력 있는 통역이 아니면 더 불편하고 답답하다) 지나고 보니까 진짜 편했다 싶다. 아파서 정신이 없는데 거기 통역까지 있고 버벅되면 얼마나 성질이 났을지.


해가 밝아오면서 불규칙적인 가진통이 점점 강도가 올라가는 느낌이 들었고, 태동검사기를 붙이고 있어서 못 움직이는 줄 알고 누워있으니 더 죽을 맛이었다. 그때 수간호사선생님이 들어왔고 짐볼을 주며 운동하라고 했다. 그때 남편과 나는 움직여도 되는 거였어? 하며 그때부터 같이 열심히 운동하기 시작했다. 맘똑티비에서 본 남편이랑 마주 보며 골반흔들기! 이게 진짜 고통이 많이 줄어드는 느낌이 났고,

내가 짐볼을 타면 뒤에서 남편이 의자에 앉아 안아주며 같이 움직였는데 이것도 효과 짱! 이렇게 운동할 때만 해도 참을만했지. 웃고 사진 찍고 배고프다고 죽 주길래 죽도 먹고. 그때 남편이 찍은 사진 보니 웃고 있던 나, 진진통을 몰라서 그랬지.

가진통 중 브이^^ 딸기와 나의 마지막 모습
오전 9시쯤 규칙적으로 1분에 한번 진진통이 시작되었다.

분비물도 정상색으로 돌아왔다. 끝까지 씩씩한 딸기가 얼마나 고마웠던지. 진진통은’이게 진짜구나’ 싶었고 이때부터는 운동했지만 무슨 정신으로 했는지 모르겠다. 참다가 의사 선생님이 들어와서 3센티 가까이 되면 무통을 놔준다고 했고(보통 3~4센티가 열리면 무통주사를 놔준다) 그때당시 2.5센티 정도 열렸었다. 결국 누워서 진통을 견디며 좀 더 기다렸고, 무통주사를 맞게 되었다.


분만실에 들어오고 나서 내내 내 옆을 지키던 남편인데 마취과 선생님이 들어오고 남편은 나가있으라고 했다. 척추에 내리꽂는 무통주사

나는 무통 놓는 건 안 아팠는데 진진통을 참으며 가만히 있어야 하는 게 진짜 힘들었다.

남편도 옆에 없고 어찌나 서러웠는지. 무통주사는 어쩌다 보니 두 번 내리꽂게 되었다. 쓰다 보니 길어지는 출산후기. 분만 스토리는 다음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