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경 借景, 경치를 빌리다

한옥 정자 감상의 완성

by 규빈


한옥 정자의 감상은 내부에 들어서야 비로소 완성된다.

DSC02675.JPG 영주 소수서원 경렴정의 차경


닫힌 문도 높은 담도 없이 기둥과 처마, 난간과 마루는 자연을 담기 위한 틀처럼 자리한다.


담양의 면앙정과 명옥헌, 식영정에 앉아 있었고,
영양 서석지와 금선정, 부석사 안양루, 파주의 화석정 등
수많은 정자의 틀 안에서 그곳만의 풍경을 마주했다.


필름컷 (13).jpg 부석사 안양루


그때마다 내 시야는
기둥과 난간, 처마와 바닥이 빚어낸
하나의 프레임 너머를 향하고 있었다.


안으로 산이 들어오고
물소리가 들어오고
바람과 구름, 연무 낀 능선까지
스며들듯 공간 안에 들어왔다.


파주 화석정 (16).jpg 파주 화석정


자연과 시선, 감정이 엮이는 시적현상,

그 모든 것이 공간의 일부가 되는 순간

이것이 바로 차경(借景)이다.


20250523_145955.jpg 담양 식영정 일원 서하당


파주 화석정에서는 산맥이 지붕 위에 닿았고,

부석사의 안양루에선 안개 낀 산 능선이 천천히 깔려왔다.

소쇄원의 창 너머로 보이는 정원은

정원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시구 같았다.


DSC02733.JPG 영주 소수서원 내 취한대


기둥과 기둥 사이가 시선의 통로가 되고,

처마는 그 프레임을 안정시키는 선이 된다.


DSC02663.JPG 영주 소수서원 내 경렴정
IMG_0691.JPG 담양 면앙정
파주 화석정 (15).jpg 파주 화석정
DSC02796.JPG 부석사 안양루


정자에 쉬어간다는 것은
풍경을 빌려 나 자신이 그 풍경의 일부가 되는 일이다.
그것은 공간이 마음에 젖는 순간이며,
내면이 자연을 닮아가는 하나의 방식이다.


20250523_145759.jpg 담양 식영정 일원 내 서하당
DSC02621.JPG 영주 금선정
DSC02665.JPG 영주 소수서원 내 경렴정
DSC02735.JPG 영주 소수서원 내 취한대
DSC02799.JPG 부석사 안양루
DSC02951.JPG 영양 서석지
IMG_0995.JPG 담양 식영정
IMG_1065.JPG 담양 취가정
IMG_1066.JPG 담양 취가정
필름컷 (5).jpg 영주 소수서원 내 경렴정
필름컷 (7).jpg 영주 소수서원 내 경렴정
필름컷 (24).jpg 영양 서석지
필름컷 (25).jpg 영양 서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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