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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녀기 Mar 28. 2019

정글 밖으로! Taiwan travel 5

야생 원숭이와의 만남

정글 속에서 보내는 밤은 잊을 수 없었다.
정글에서의 새벽은 고요하면서 시끄러웠다.
그리고
내 앞에 꿈꿔오던 동물이 나타났다.

함께한 모두가 매일 밤, 늦은 시간까지 회의를 했다. 회의에 진짜 의미는 매일 파티를 했다는 것이다. 대만에서 술 중 고량주는 도수가 아주 높았다. 물론 정말 맛있었다. 그러나 과음을 한 탓인지 속이 좋지 못했다. 그래도 새벽에 새들을 보기 위해 새벽 5시에 술이 덜 깬 상태로 일어나 산으로 향했다. 과음을 한 상태였고 카메라 렌즈에 카메라까지 가져가니 무게가 상당했다. 새벽부터 등산이라니... 세상에서 등산을 제일 싫어한다. 산을 오르는 이유는 딱 하나다. 무엇인가 보기 위해서이다. 매미나 새, 다른 동물들을 보기 위해서만 등산을 한다. 그 외에 이유로 등산을 가는 것은 정말 싫어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힘들기 때문이다.


중간 지점에 왔을 때 Ming-feng이 안개 속에 나무를 가리키며 새가 앉아있다고 했다. 정신 차려서 보았다. 새가 가만히 있질 않았다. 매우 화려한 새가 있었다. 그러나 술이 덜 깬 나머지 카메라를 제대로 세팅하지 못하여 찍지 못하였다. 망연자실하고 있을 때 다른 새가 날아왔다. Common name으로는 Bronzed Drongo (Dicrurus aeneus)라는 새이다. 너무 멀어 망원 렌즈를 갖고 있는 나만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다. 

2019년 01월 04일 Shan-ping forest, Bronzed Drongo (Dicrurus aeneus)

사진을 찍은 후 나는 더 이상 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먼저 내려가서 쉬기로 했다. 남들과 떨어져 내려가는 동안 수많은 새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정글 새벽은 안개로 인해 잘 보이지 않고 고요해 보이지만 고요함 속에 생물들이 활동하기 시작하고 또 활동을 마무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산을 내려가던 중 녹음기를 켜놓고 앉아계신 교수님을 만났다. 생각해보니 어느 순간부터 교수님께서 계시질 않았다. 녹음을 하고 계셨구나... 그러나 개인적 내 생각으로는 교수님께서도 어제 회의로 인해 많이 힘드셨구나 생각했다.


내려가는 동안 나는 정말 여러 생물들을 볼 수 있었다. 빠르게 도망가는 하늘다람쥐 그리고 사슴 많은 새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정면에서 본 동물은 다름 아닌 항상 책과 다큐멘터리 등에서만 볼 수 있었던 원숭이였다. 대만에 와서 원숭이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안 했다. 그러나 원숭이를 볼 수 있었고 한참을 내려오다 보니 숙취가 되었다. 그래도 아침에는 국물이 있는 무엇인가를 먹어야겠다 생각했는데 아침에 음식들은 맛있어 보였지만 국물이 없어서 내키지가 않았다. 나는 곧장 방으로 달려가 아껴두었던 우리나라 라면을 꺼내 먹었다. 급하게 해장할 때는 우리나라 라면만 한 것이 없는 것 같다.


휴식을 취하면서 먼저 내려오면서 본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원숭이는 나만 봤으니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였으나 숙소 뒤에 원숭이가 나타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원숭이는 덫에 걸렸는지 다리를 심하게 다친 상태였고 나무 위에서 우리를 피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2019년 01월 04일 Shan-ping forest, 대만에서 본 원숭이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우리는 다시 산으로 향했다. 산 입구에서부터 작고 귀여운 새가 우릴 반겼다. 나는 바로 망원렌즈를 이용하여 사진으로 남겼다. 망원렌즈가 있어야지 자세히 볼 수 있기 때문에 내 뒤에 있던 원재, 시윤이부터 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부채꼬리딱새라는 새였다.

2019년 01월 04일 Shan-ping forest, 왼쪽 부채꼬리딱새, 오른쪽 나와 찍힌 사진이 궁금하신 분들 photo by 엄재윤

Shan-ping forest에 온 이유는 나비를 보기 위해서였다. 이곳에 낮 최고 기온은 25도이다. 겨울이지만 생각보다 따뜻하여 원하던 나비의 모습은 보지 못하였다. 겨울에 대만의 나비들은 한 나무에 여러 마리 붙어있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보고자 했던 나비들 중 하나를 볼 수 있었다. 파란색의 멋진 호랑나비가 내 눈에 들어와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다.


나비를 본 것으로 마지막으로 나는 내려오는 내내 내 눈에 그리고 사진으로 최대한 많이 멋진 정글을 담고자 했다. 언제가 다시 오고 싶지만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세계는 넓고 가야 할 곳은 많으니 같은 장소를 한 번 더 가는 행운은 그리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내 추억으로 남겨두었다.

2019년 01월 04일 Shan-ping forest, 왼쪽 Parantica swinhoei, 오른쪽 멋진 Shan-ping forest

우리는 이곳을 떠나 타이난으로 향했다. 그러나 아쉬워서 가는 길에 잠시 계곡에 들려 놀았다. 나는 상처가 있어 계곡에 있지 않고 그냥 휴식을 취했다. 생각해보니 교수님과 둘이 찍은 사진은 없어서 마침 이곳에서 어린이 과학동아 고선아 센터장님께서 교수님과 나의 사진을 찍어주셨다. 

2019년 01월 04일 Shan-ping forest, 장이권 교수님과 함께 photo by 어린이 과학동아 고선아 센터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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