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ll Rate와 1%
“우린 그냥 세법 기준대로 1%만 잡아요.” 얼마 전 한 중소기업 재무팀장을 만났을 때 들은 말입니다. IFRS에서는 기대손실모형을 요구하고, 회계법인에서는 Roll Rate 분석을 권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세법상 1% 일률 적용이 흔하게 쓰이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인력과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에서 복잡한 분석까지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Roll Rate는 정상채권에서 연체채권으로 이동하는 확률을 반영해 미래 손실을 예측하는 매우 합리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을 적용하려면 최소 3년 이상의 연체 데이터를 모으고, 구간별 전이율을 계산해 기대손실율을 도출해야 합니다. 대형 은행이나 카드사라면 자체 전산 시스템을 통해 손쉽게 구현할 수 있지만, 외감대상이 아닌 중소기업에게는 그 과정이 사실상 벅찬 숙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외부감사 대상이 아닌 회사들은 세무조정 시 세법상 1% 충당금만 반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법이 인정하는 최소한의 충당금만 쌓아도 세무상 불이익은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외감대상 기업이나 금융기관은 IFRS에 따라 Roll Rate를 적용해야 하므로, 데이터 분석과 내부통제 절차까지 동원합니다. 결국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간극은 회사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2025년 현재, 금융감독원의 감독 강화와 국제 회계기준의 정착으로 Roll Rate의 중요성은 계속 강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동일한 수준의 시스템을 갖추기는 쉽지 않습니다. 중소기업에는 현실적인 가이드라인과 간소화된 모델이 필요하고, 대기업에는 정교한 리스크 관리 체계가 요구됩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을 탓하기보다는, 각 기업이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Roll Rate는 분명 미래 손실을 예측하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이를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에게는 1%라는 단순한 숫자가 현실적인 답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정교한 Roll Rate 분석이 건전성을 지키는 방패가 됩니다. 제도와 현실 사이에서, 우리는 여전히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에 서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https://fakt.co.kr/bad-debt-rollrate-2025-gu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