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을 키워요

by H Jung

안녕.


'잘하고 싶은 만큼 시간과 노력을 투여하는 것' 너무나도 자명한 이 명제를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불쑥불쑥 불편한 마음이 드는 듯해서 들여다보면 결국 내 마음 한가운데 있는 건 도둑놈 심보더라고. 하고 싶은 만큼 안되니까 속상한데 결국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았던 나 자신에게 투덜대고, 그 어려운 것들을 꾸준히 해낸 사람들은 무언가를 남긴 거고 급기야 나는 그걸 질투하는 거지.


저거 내가 마음먹었던 건데, 내가 하려다가 만 건데, 내가 했으면 더 잘했을 텐데 여건이 안 됐어. 이게 얼마나 못 난 생각인 거니. 정말 똥멍청이 같은 최악의 찌질이 도둑놈같은 생각이야. 그래 나는 마음만 먹은 거잖아. 결국 하다 만 거고. 더 나은 돌파구를 찾지 않은 거고. 단, 이 자책과 못난 모습을 대면하고 짧게 끊자. 최소 그런 내 모습을 아니까 그래서 마음먹을 것을 목표로 올해를 살아보고자 맘먹고 노력하고 있다고 셀프칭찬 해주고 다시 돌아와 노력하자. 짧은 기간 단위로 반성하고, 고치고, 다시 적용하는 템포를 다시 익히며 나아가는 거야. 나 말고는 아무도 해줄 수가 없는 일이거든.


조금 슬프기도 한데 지금 내 모습의 이유를 누구보다 잘아서 속상해할 자격도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어. 그래도 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은 한줄기 빛이야.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소소하게 행복할 일들이 많아. 그걸 동력 삼아서 내게 선물 같이 주어진 이 하루를 또다시 누려보자고. 도둑놈 너는 이제 방 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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