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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덕 Jan 01. 2024

[종덕글귀] 나의 마지막 20대

모든 게 필요한 기쁨이었고, 슬픔이었다.

 어느덧 2023년을 마무리하고 2024년을 맞이하게 된다. 어려진 한국 나이 덕분에 여전히 28살로 살아갈 수 있어 '마지막 20대'라는 제목이 애매하긴 하지만... 그래도 20대로서 10년을 살아왔고, 나는 첫 서른을 맞이하게 될 테니까. 28세이기도, 생일이 지나면 29세이기도, 그리고 사회에서는 30세이기도 할 2024년을 맞이하기 전에 나의 20대를 한번 정리해보고자 한다.

 20대일 때 가장 처음 하는 것들이 많고, 처음 배우는 것들이 많고, 에너지와 용기가 넘치는 시기였지 않을까. 그래서 이번엔 2023년만이 아닌, 나의 20대 전체를 돌아보려고 했다. 그동안의 사진들을 쭉 보면서 10장으로 추려보려고 하니, 넘기기엔 아까운 추억들이 너무 많았다. 나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그리고 그만큼 행복한 일이 많았구나 생각이 들었다. 결국 꾸역꾸역 추려서 11개의 추억을 선정했다.

 추려놓고 시간순으로 열거해 보니 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평범하네. 분명 나의 20대는 다이나믹 했던 것 같은데, 낭만과 열정이 가득했던 것 같은데, 이렇게 지나고 보니 또 마냥 차분해질 일이다. 입학-졸업-취업-승진 으로 이어지는 지극히 평범한 시간의 흐름 속에 있었으며, 중간중간 여행으로 행복 한 스푼씩 추가, 많은 관계 속에서 사랑과 이별을 배우며 성숙해져 간 나. 누구나 똑같은 거 아니야?

 하지만 또 금세 생각이 바뀌었다. 아, 어쨌든 지나고 가장 크게 남는 행복들은 이런 평범한 삶의 행복이구나. 멀리서 보면 평범한 일상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늘 치열했고,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며 슬펐고 기뻤다. 이런 평범한 것들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함, 행복은 내 가까이에 있구나 하는 안도감. 이런 것들이 느껴져서 기분 좋게 20대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것이 필요한 기쁨이었고, 슬픔이었다" 어느 날 문득 떠오른 문장인데, 지금까지도 나의 인생 문장으로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며 살고 있다. 그리고 모든 해를 마무리할 때는 늘 이 문장으로 마무리를 하였다. 그러면 미련 없이, 후회 없이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이번엔 20대 전체를 놓고 보니 저 말이 더더욱 가슴에 깊게 새겨진다. 때로는 어린 취급, 때로는 어른 취급을 받으며 고군분투했던 20대. 나에게 왔던 모든 기쁨과 슬픔은 분명 지금의 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거였겠지. 이번에도 나는 미련 없이 다음 장으로 넘어간다.

 다음 장이자, 이번엔 다음 챕터로. 20대에서 30대로.

나의 20대 안녕, 나의 30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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