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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덕 Feb 25. 2022

[우리의 마음 사이] 속도

남들보다 느려서, 또 남들보다 빨라서 불안한 사람들에게

 인스타그램에서 '우리의 마음 사이'라는 큰 제목 아래 인스타툰을 그리고 있다. 만화를 그린다는 게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해서 자주는 못 올리고 있지만. 브런치에서 첫 번째로 다룰 만화는 <속도>로 정했다. 나의 또래들이 흔히 겪는 고민이 아닐까. 물론 평생의 고민이라고 할 수도 있을 만큼 누구에게나 흔한 고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아주 많은 상황을 맞닥 드리게 되는데, 야속하게도 그 상황들이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찾아오지는 않는다. 정해진 속도라는 건 없기 마련인데도, 우리는 늘 불안하다.


 20대 후반, 지금의 나는 감사하게도 직장을 다니며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는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아직 취준생이거나, 공부를 하거나, 사업을 준비하거나 등등 각자의 첫 발걸음을 위해 열심히다. 아직도 학생인 듯, 하지만 누구는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은 어른인 듯. 그렇게 어른인지 아이인지 모를 나이인 것이다. 아직까지 준비를 하기엔 나이가 많은 거 아니야? 벌써 그걸 하기엔 너무 어린 거 아니야? 이런 수많은 물음표들을 는 나이. 확실히 가뜩이나 불안한 나의 상황에 도움이 되는 물음들은 아니.


 그러나 우리는 그런 물음들을 남들에게, 심지어 자신에게도 끊임없이 되묻게 된다. 걱정을 바탕으로 피어난 물음표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모두에게 정해진 속도는 없으며, 당연히 옳은 속도 또한 없으니까. 빠르게 달리면 어느 순간 반드시 쉬어가는 타임이 생기고, 느리게 달려도 언젠가 목적지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그 속도를 각자가 원하는 만큼, 필요한 만큼 조정하려 노력할 수는 있겠지만, 나의 페이스를 억지로 바꾸면서까지 맞춰야 하는 속도는 없다. 지금의 속도를 평생 유지할 리도 없고, 빨랐다가 느렸다가 하는 게 인생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앞으로 펼쳐질 우리의 길에서 어떤 장애물을, 또 어떤 행운의 나무를 만날지 아무도 모르는데 틀린 속도가 있을 리가.


 우리 모두가 적절한 속도로 가고 있으니, 다 괜찮다. 무엇인가를 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으며, 아직 어린 나이도 없다.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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