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조현병

#2. (딸의 시선에서) 자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이유 1

by 풍선꽃언니

엄마의 죽음을 생각하고 더듬어간다는 것은 가슴이 답답하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더군다나, 가족들이 그렁그렁한 눈물로 곁을 지키며 서로를 사랑했다는 덕담과 작별인사가 오가는 (많은 경우, 보편적인) 따뜻한 임종이 아니라, 추락 사니 실족이니 자살이니 온갖 뒷얘기가 무성한 죽음.


차갑게 식어가는 엄마의 시신은 추락의 흔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채 영안실에 누워있는 상황에서, 경찰과 과학수사대가 집을 수색하고 아빠는 살해의혹을 받으며 몇 시간째 조사를 받는 상황. 경찰 조사와 검찰의 요구대로 변사자 확인, 시신의 장례를 할지 부검을 할지 등등 여러 가지 결정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 보험사가 사건 현장 확인을 한다며 집으로 들이닥치는 충격적인 죽음을 기억하고 끝없이 "도대체 왜, 왜 엄마" 하며 있지도 않은 답을 찾아 헤매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피곤하고, 슬프고, 분노하고, 가슴이 타는 듯한 일인지는 감히 누군가의 어쭙잖은 공감과 이해의 몸짓으로는 오히려 모욕이라고 느껴질 만큼의 그런 것이다.


그럼에도 뭔가 쓰기로 결심한 것은 자꾸만 머릿속에 맴도는 고통을 어딘가에 옮겨놓기라도 해야 잠시 생각의 끝을 맺었다가 또다시 생각을 이어가는 그 틈에 나도 살아보겠다는 몸부림 같은 것이기도 하고,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엄마한테 왜 그러냐고 닦달할게 아니라, 어린애 달래듯 살살 달래서 정신병원 입원을 시켰을걸 싶다. 한번 해봤었기 때문에, 엄마의 그 격렬한 저항을 겪어보고는 모두가 엄마가 더 나빠질까 봐 용기를 내지 못했었는데 용기를 내고 말고를 논할 것 없이 이제는 엄마가 없다.

(엄마는 작년 8월 즈음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했었다. 피해망상, 조현, 조울증 진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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