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때가 있다. 때를 정하는 것은 네가 아니라 나다.
너는 네가 하고 싶은 거 해
올해 못해서 내년에도 해야겠으면
그것도 괜찮아 끝까지 지원할게
자기 전에 누우면 내가 오늘 특별히 한 게 뭐 있지, 생각해 보는데 뭔가 시간은 참 빨리 갔지만 한 게 참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행복하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닌 것 같다.
언제 낳지. 낳고 싶니. 어디서 낳아 어디서 키우고 싶니. 안 생기면 어떻게 하지. 딸을 원해 아들을 원해. 낳고 나면 누가 키우지. 어떻게 키우지. 애가 어디가 잘못돼서 태어나면 어떻게 하지. 난 노산이니까.
(나는 내년 서른일곱이 되고, 남편은 마흔이 된다)
언제 낳긴. 때 되면 낳겠지. 안 생기면 시험관 하면 돼. 그래도 안 생기면 없이 살지 뭐. 우리 둘이서도 행복한데 안 생기는 걸 억지로 어쩌겠어. 근데 생길 거야. 어차피 우리 직장 다닐 때 애 결혼시키는 건 이미 늦었어. 지금 생기나 몇 년 있다 생기나 달라질 거 없어. 대신 그전에 열심히 벌어놔야 애 대학 보내고 결혼시키고 할 때 우리가 떳떳하겠지. 무엇보다도 난 네가 제일 중요해. 네가 공부하고 싶고 이직하고 싶은 거부터 해. 내가 끝까지 지원할 테니까. 설령 애써도 안된다고 해도 그것도 괜찮아. 네가 해볼 거 다해봤으니 후회가 없을 거 아냐. 다른 거 생각하지 말고 너만 생각해. 난 애 없어서 불안한 거 전혀 없어. 그리고 우리 엄마가 우리 애 낳으면 키워준다더라. 네가 친정엄마 없이 애 키우고 살림하고 돈 벌고 혼자 절대 할 수가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