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레이스 May 23. 2024

정겨운 우리 동네

제일 맛있는 밥은 ? 누가 해주는 밥!

고향 도시 대구를 떠나서 이 곳에 정착한 지도 이제 4년이 훌쩍 지나간다. 평생을 한 곳에서 살다보니 타지 생활은 어쩐지 두렵기만 하였는데 이제는 이곳이 마치 고향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 동네는 도시도 아닌 시골도 아닌 그 중간 즈음이다. 동네 뒤 쪽으로는 논밭이 펼쳐져 있고 앞쪽으로는 대단지 아파트와 상가들이 촘촘히 세워져있다.


동네가 큰 편이 아니라서 그런지 지나가다 마주치는 사람들도 몇 번은 본 적있는 낯익은 사람들이 많다.


아파트 가격이 저렴하고 주위에 병원이며 편의 시설이 좋아서 노인분들도 많이 계신다.


처음에는 이 곳이 정이가지 않고 기왕 대구를 떠났으니 좀더 젊은 신도시 같은 곳에 살면 더 좋지 않을까 싶었지만 요즘들어 나는 이 동네가 점점 더 좋아지게 되었다.


지나가는 어른들은 우리 세 아이를 참 예뻐해 주시고, 마주치는 사람 스물에 한 명 정도는 아는 사람이라 가벼운 눈 인사를 교환하는 이 곳. 동네가 작아서 촘촘히 세워진 상가 길이 울퉁불퉁 유모차 다니기엔 불편하지만 오래된 상가들만의 그 정겨움과 소박함도 좋다.


친정 엄마는 딸이 타지에서 혼자 외로이 살아갈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 곳에서 새로 사귀게 된 또래 교회 친구들과 왕래하며 지내다보니 외로움도 느끼지 못한다.


며칠 전 그 중 한 멤버의 집에 초대를 받았다. 아들 둘을 키우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그녀는 예쁜 외모와 보통 이상의미적 감각과 요리 실력을 두루 갖춘 사람이다.


그녀가 준비해준 간단하지만 맛있고 예쁜 간식들을 먹으며 다과 타임을 갖고 있노라니, 내 마음 한 편에 감사함과 행복감이 송송 쏫아났다. 역시, 뭐든 남이

차려주는게 제일 맛있다.


남편의 직업상 이 곳에서도 언젠가는 떠나 또 다른 곳으로 가게 될 것이다.


그곳에서도 또 다른 이웃들을 만나고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 나가겠지. 그곳도 이 곳처럼 따뜻하고 소박하길 바래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