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by 그레이스

장미, 백합, 목련, 제라늄, 수선화 ... 색도 곱고 화려해서 어디에 있든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꽃들이 있다. 이런 꽃들은 그들의 아름다움을 사모하는 이들의 식탁 위에, 정원에, 베란다에 그 예쁨을 드러내며 머물고 있을 터였다.


셋째 별이의 유모차를 끌고 아파트 화단을 지나면 관리 사무소 직원 분들이 심어 놓은 알록달록 꽃들 사이로 조그마한 꽃들이 듬성 듬성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너무 작고 부드러워 일부러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작고 귀여운 꽃들을 대할 때면,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자라나는 그 꽃들이 대견해 보이기도 한다.

남편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난 화려하게 피어난 꽃들보다 이런 들꽃들이 너무 좋아. 이 꽃들을 보면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아.모두가 알아주는 사람은 아니더라도 그 자리에 늘 있어서 이렇게 예쁘게 길을 꾸며주는 사람. 나 같지 않아?"


남편의 대답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잡초 같은 그 강함이 나를 닮았다는 식의 칭찬인 것 같지 않은 말을 했던 것 같다.


뭐라해도 나는 들꽃이 좋다. 들꽃에도 다 이름이 있겠지. 한동안은 아이들과 함께 꽃사진을 찍어 네이버로 꽃이름을 찾아보는 놀이를 했더랬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의 이름을 찾아보고는, 나는 내 가족 외에는 그 꽃을 좋아한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 꽃 이야기를 하면서 꽃의 이름도 알려줘야할 것 같은데.... 차마 그 꽃 이름을 말할 수가 없었다. 그 꽃의 이름은...

<출처 - 네이버 이미지라이브러리>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자라고 또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