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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즈 Jul 26. 2024

노년의 세계로 향하는 길


최근 90이 넘어서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니어들에 대한 기사를 종종 목격하고는 한다. 가장 눈에 띄는 기사는 가천대학교 이길여 총장과 일본 할머니 사토 히데 씨다. 귀여운 할머니가 되기 위한 레퍼런스이자 본보기가 되어주는 롤모델들이다.      


이길여 총장은 종종 인터넷에서 ‘지구 최강 동안’이라는 제목으로 마주하고는 한다. 누가 보더라도 92세라는 나이로 안 보이는 외향이다. 게다가 대학 축제에서 싸이의 말춤을 추며 지구 최강 동안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녀 나이 91세 때의 일이다. 사토 히데 할머니는 94세다. 하지만 그녀의 체내 연령은 36세다. 체지방률 25%, 근육량은 44.6㎏로 건강한 30대 여성이나 마찬가지인 신체를 자랑한다.      


이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 이길여 총장은 피곤해서 ‘몸살’이 난다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지켜왔기 때문. 사토 히데 씨는 부러 2층에 있는 자신에 집까지 계단으로 올라간다. 먹는 것 또한 한몫한다. 두 사람 모두 식단에 고기나 생선 등을 끼워 넣으며, 단백질을 챙겨 먹는다. 빤한 이야기처럼 들리기는 하지만, 건강한 노후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운동과 식습관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물론 타고난 DNA 영향도 없진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눈여겨볼 만한 점은 두 사람 모두 여전히 사회에서 활동 중이며, 꾸준하게 읽는다는 것이다. 이길여 총장은 여전히 현역에서 활동 중이고, 사토 히데 할머니는 지인 10여 명과 자주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 이길여 총장은 매일 아침 신문 10여 종을 읽고, 주요 일간지의 사설을 읽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사토 히데 할머니는 월간지를 정기 구독해 읽는데, 배달이 오면 그 자리에서 다 읽고 나중에 한가할 때 또다시 읽는다. 특히 읽는 행위가 중요하다는 건, 통계로도 증명된 바 있다. 일본의 NHK 방송국에서 진행한 ‘건강 수명을 좌우하는 생활 습관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노인 40만 명의 생활 습관을 10년간 추적했다. 조사 결과 건강한 노인이 공통으로 가장 많이 가진 생활 습관은 독서였다고 한다.      


최근 부쩍 ‘노년의 삶’을 생각하고는 한다. 고작 중장년층 중에서도 ‘중’의 길로에 접어들었을 뿐인데, 노년의 삶을 생각하는 일은 시기상조라 할 수도 있다. 초고령화 시대에 수명은 점점 길어만 지고, 노인층의 나이는 지금의 시대보다 좀 더 높아질 것이다. 사회적 활동을 해야 하는 나이가 지금의 사회활동을 하는 노년층보다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미래를 대비하려면 지금부터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그 미래가 도저히 그려지지 않는다. 대체적으로 부정적으로 비치는 노년층의 모습 때문에 더욱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고독사 문제, 노년 가난 문제, 노년층을 생산 활동을 하지 못하는 인구 집단이라 전제하는 사회적 관점. 참고할 롤모델도 마땅하지 않은데, 왕성하게 활동하는 이길여 총장과 사토 히데 할머니는 그렇기에 중요한 레퍼런스가 되어준다.    

  

만약에 내가 아주 운이 좋아 90세까지 살 수 있다면, 90세의 나를 위해 50여년의 세월을 무엇으로 채워나가야 할까. 아주 무디게 다가올 그 세계를 향해, 천천히 삶을 빌드업할 궁리를 해본다.      


좀 더 많은 레퍼런스가 나침반이 되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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