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가 세계 최초로 농업 분야에 ‘방귀세’를 도입했다고 한다. 즉 가축농가에서 소·돼지 등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1톤당 한화로 6만 원의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주범은 ‘이산화탄소’와 ‘메탄’이다. 특히 메탄은 소·돼지와 같은 가축이 방귀나 트림을 통해 배출되는데 기후전문가들은 바로 이러한 메탄이 차의 배기가스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를 더욱 부추긴다고 이야기한다. 때문에 방귀세가 도입된 것이다.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졌다. 개개인 또한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 사며,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실천을 이어 나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적인 대화에서도 기후변화가 종종 주제로 떠오르고는 한다. 최근 독서 모임에서도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참을 이야기했다. 모임원 중 한 명은 ‘기후 우울증을 앓았던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기후 우울증이란 기후변화가 초래할 상황들을 걱정하면서 두려움을 느끼는 병이란다. 과연 ‘기후변화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좀체 지울 수가 없는 요즘이다.
사람들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개개인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식생활 개선하기, 물 절약하기, 에너지 사용량 줄이기. 어딘가에서는 개인에 국한하는 것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산화탄소를 발생하는 화석에너지 대신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나에게 기후변화란... 지구 온도 상승, 이로 인한 농작물 피해, 먹을 수 있었던 것을 더는 먹을 수 없는 환경이 된다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렇다. 열심히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노력을 하는 타입의 인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내게 기후변화란 단지 인간 중심의 관점이라 생각한다. 지구과학적으로도 지구 환경이 변하거나 생명이 사라지는 일쯤은, 지구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류가 번영하기 이전부터 지구에는 무수히 많은 동식물이 살다가 죽다가 멸종되었다. 특히 빙하기와 간빙기에 적응 못한 생명은 다 죽었다고 한다. 물론 인류 때문에 멸종한 경우도 많지만, 도태되어 멸종한 것들이 훨씬 더 많다고. 게다가 멸종된 존재는 새로운 존재로 채워지기도...
이쯤 되면, 기후변화에 대한 공포는 한 편의 허상은 아닌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기후변화라는 공포의 세상에 내던져진 최초의 인류다. 인류 앞에 주어진 기후변화라는 공포를 막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쳐나가자는 경각심보다는, 인류가 현재 이룩한 과학과 기술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이야기할 수는 없는 걸까. 이산화탄소를 지중에 저장하는 기술, 인류의 터전을 화성으로 옮기려는 프로젝트, 탄소를 광물화하려는 각고의 노력 등. 이미 이산화탄소를 감소하기 위한 과학과 기술의 노력이 오래전부터 진행되고 있다.
오히려 나는 스티븐 호킹 박사의 인류 멸망론에 좀 더 마음이 간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생전 핵전쟁이나 인공지능의 발전이 인류의 멸종과 지구 멸망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제시하기도 했다. 과연 기후변화로 인한 멸망 시나리오가 인류의 운명일까, 핵전쟁이나 인공지능의 역습으로 인한 멸망 시나리오가 인류의 운명일까.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많은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