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라는 찰나의 기적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by 영화 덕후 허석준

누구나 과거로 되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아니면 과거에 했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또는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기 위해 등등. 이렇게 누구나 한 번쯤 시간 여행을 상상하기 마련인데 여기 시간을 뛰어넘는 소녀가 있다. 바로 오늘의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주인공 '마코토'이다.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만든 영화나 드라마, 소설은 많다. 대표적으로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라든가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또 마블 코믹스의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특별한 이유. 지금 바로 살펴보자.

출처 : 네이버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포토

고등학교에 다니는 마코토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여학생이다. 성적도, 외모도, 성격도 그저 그런 그녀의 일상은 어느 날 물리실에서 우연히 발견한 정체불명의 장치로 인해 완전히 바뀐다. 그것은 '시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 능력을 선사한다. 마코토는 처음엔 단순한 일상의 실수나 민망한 상황을 바로잡는 데 그 능력을 사용하지만, 곧 깨닫게 된다. 시간을 되돌리는 일은 단순한 즐거움이 아닌, 커다란 책임과 마주하게 되는 일이라는 것을.

시간을 반복해 되돌리면서 친구인 치아키, 코스케와의 관계도 미묘하게 달라지기 시작하고, 마코토는 예상하지 못한 진실과 감정을 만나게 된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포토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SF적 상상력을 통한 타임리프 (time leap)의 흥미로움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 작품의 진짜 핵심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어도, 마음은 되돌릴 수 없다'는 인간적인 통찰이다. 마코토는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작은 것들을 바꾸는데 몰두하지만, 결국 바꿀 수 없는 '감정'과 '인연' 앞에서 무력해진다.


이는 청춘의 본질, 즉 그 불완전함과 찰나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모두 "그때 그렇게 하지 말걸", "그 말을 했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를 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 후회조차도 우리가 성장하는 데 있어 소중한 조각이라는 것을 이 영화는 잔잔하고도 명확하게 말해준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3.jpeg 출처 : 네이버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포토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아마 이것이 아닐까.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에 의미가 있고, 지금 이 순간은 오직 한 번뿐이다." 마코토가 반복해서 시간을 되돌릴수록 그녀는 중요한 것을 점점 더 놓치게 된다. 예를 들면 친구의 진심, 자신의 감정, 선택의 책임 등등

시간의 반복이 오히려 감정을 무디게 만들고, 진실을 회피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명백히 타임리프를 비판적으로 다룬다. 결국, '한 번뿐인 지금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을 조용히 던지는 이 작품은 시간을 달리는 이야기를 통해 시간을 살아가는 법을 되묻고 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4.jpeg 출처 : 네이버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포토

호소다 마모루 감독 특유의 연출은 '현실'과 '초현실' 사이를 넘나 든다. 특히 자전거를 타며 시간 이동을 하는 장면은 일상적인 평범한 장소가 비현실적으로 바뀌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를 통해 관객은 마치 '진짜 내가 시간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


OST '변하지 않는 것'은 이 작품의 감정선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마지막 장면과 이 OST가 함께 만나는 순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온다. OST (변하지 않는 것)은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관객과 마코토의 그동안의 추억을 회상하게 한다. 여담으로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음악 중 하나이다. 링크를 걸어두었으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다시 한번 들어보았으면 한다.

마코토 역의 나카 리이사는 발랄함과 감정의 깊이를 관객들에게 잘 전달했다. 특히 후반부에 진심을 고백하는 장면에서 그녀의 표정과 목소리는 관객의 감정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5.jpeg 출처 : 네이버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포토

캐릭터들은 모두 현실에서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그들의 행동엔 거짓이 없다. 마코토가 계속해서 시간을 되돌리는 이유도 처음에는 재미 때문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과 두려움 때문이 더 크다. 이를 통해 마코토는 시간을 되돌리는 기술보다 감정을 받아들이는 용기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말한다. "되돌리고 싶은 시간조차 지나고 나면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모든 순간이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말한다.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은 어쩌면 모두가 한 번쯤 꿈꾸는 판타지일 것이다. 이 영화는 그 판타지를 애니메이션 영화답게 감성적으로 아름답게 보여준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우리가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이유는 아마 '그때 그 사람, 그때의 나'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지 않을까


이 영화는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우리 모두를 위한, 또는 청춘의(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아름다움에 대한 영화이다.

청춘의 한복판에 있거나, 이미 지나온 사람 모두에게 한 번쯤 다시 떠오르게 만드는 질문.


"지금, 당신은 무엇을 위해 시간을 쓰고 있나요?"


오늘의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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