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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해당 이종헌 Apr 14. 2018

겸재에게 묻다

북악산 성곽길을 오르며

인왕이 저토록 장쾌하고 멋진 산이었는가를

겸재에게 묻는다

시화상간(詩畵相看)의 지음(知音)을 위해

씩씩하게 병상을 털고 일어나라는 뜻으로 그렸다는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를 말없이 굽어보다가

그 산 아래 어디 쯤엔가에 살았을

사천노인(槎川老人)의 전별시를 떠올린다

시인 묵객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 사람의 우정은

저 인왕의 굳세고도 장엄한 기상을 닮았는데

오늘 나는 누구와 더불어 시와 그림을 바꾸어 볼건가

외로움이 운무처럼 피어오르는 도심 한복판에

인왕이 우뚝 솟아있는 뜻을

겸재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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