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배

by 현해당 이종헌

그대가 노를 저어

강을 건널 때

빈 배가 다가와

부딪힌다면

그대는 허허 하고 웃을 뿐

차마 화를 내지는 않겠지요


그러나

그대가 강을 건널 때

누군가 노를 저어

그대를 향해 다가온다면

어서 물러나라고

어서 물러가라고 소리치며

끝내는

한바탕 욕설이라도 퍼붓겠지요


오늘 하루도

애증(愛憎)의 강을 건너는 그대여

그냥 빈 배로 흘러가세요


2013년 1월 장자 산목편의 일부를 시로 옮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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