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녹원

by 현해당 이종헌

수직으로 곧게 뻗은

대나무 숲길을 걸으며


얽히고설킨

마음의 실타래를 풀어낸다


한 올 한 올

풀어내다 보면


미움도

미움 아닌 게 되고


원망도

원망 아닌 게 되는


죽녹원 숲길


지금은

고인이 되어


봉하마을

사자바위 아래 묻힌 이가

걸었던 그 길을

따라 걸으며


향기도

꽃도 없이


푸르름 하나만으로

올곧게 서있는


한 그루

무심(無心)의 나무가 된다


2012년 6월 담양 죽녹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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