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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해당 이종헌 Apr 17. 2018

마곡사

눈 내리는 마곡사

인적 드문 겨울 산사山寺


사각사각 

떨어지는 눈 밟으며


바람소리 고즈넉한

해탈문解脫門을 지난다


길은 모두 

눈에 갇혔고


절집엔

독경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나이 지긋한 

중년의 화가는


호호 시린 손을 불며

오층 석탑을 화폭에 담고


나는 백범이 심었다는 

향나무 앞에서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한 구절을 읊조린다


대웅전이 아니어도

심검당尋劒堂이 아니어도


마곡에는

마음의 무거운 짐 한 단


내려놓을 곳 있다    


*답설야중거는 백범 김구 선생의 애송시로 알려져 있으며 지은이에 대해서는 서산대사, 이양연(李亮淵1771~1853) 등 여러 설이 있다. 시는 다음과 같다. "눈덮인 들길을 걸어갈 때는/함부로 어지러이 걷지 말지니/오늘 나의 발자취가/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라(踏雪野中去/不須胡亂行/今朝我行跡/遂作後人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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