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해당 이종헌 Aug 11. 2018

그 많던 집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저녁 해가 기울어 갈 무렵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는 

송림동 산언덕에는 

층이 높은 아파트들이 우두커니 서서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다     


밀물과 썰물을 잃어버린 바다는 

모눈종이처럼 구획된 해안선을 따라 

병자처럼 누워있고 

길 잃은 갈매기 몇 마리 쓸쓸히 그 위를 날고 있다 

     

나는 마담도 없는 마담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 잔을 주문해 놓고 

이제는 박물관 속으로 사라져 버린 

수도국산 달동네를 추억한다     


그 많던 사람들과 그 많던 집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는 

송림동 산언덕에는 

층이 높은 아파트들만 뻘쭘하게 서서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다보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