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군 산내면
실상사 어름인가 보다
둘레길 주막에서
벌써 여러 해 째 산에 들어와 살고있다는
선배부부를 만났다
약초 캐고 나물 뜯으며
산에서 사노라니
몸은 어느덧 산꾼이 다 되었으나
마음만은 아직 산사람이 못 되었다며
수줍게 웃는 선배의 얼굴이 꼭
하얀 수수꽃다리를 닮았다
곰취전에
고사리나물을 안주삼아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기울이다 보니
어느덧 산아래 다랑논에 노을이 깊었는데
하룻밤 유숙하고 가라는
선배의 간청을 뒤로한 채
서둘러 길을 나섰다
산아래 사는 사람이라
산중의 법도를 모르니
부디 용서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