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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해당 이종헌 Apr 14. 2018

등구재 가는 길

남원군 산내면 

실상사 어름인가 보다

둘레길 주막에서

벌써 여러 해 째 산에 들어와 살고있다는
선배부부를 만났다

약초 캐고 나물 뜯으며
산에서 사노라니
몸은 어느덧 산꾼이  다 되었으나
마음만은 아직 산사람이 못 되었다며
수줍게 웃는 선배의 얼굴이 꼭
하얀 수수꽃다리를 닮았다

곰취전에
고사리나물을 안주삼아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기울이다 보니
어느덧 산아래 다랑논에 노을이 깊었는데
하룻밤 유숙하고 가라는
선배의 간청을 뒤로한 채 
서둘러 길을 나섰다

산아래 사는 사람이라

산중의 법도를 모르니


부디 용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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