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바다 가운데 섬이 있고
그 섬 깊은 곳에 청학(靑鶴)이 살고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우렁찬 울음 토하며
하늘 높이 날아오를 듯한 모습
그 청학의 날개 위에
작고 아담한 마을들이 있습니다
아무 집에나 불쑥 문 열고 들어가
육자배기 한 가락 청해도 좋을
그렇게 수수하고 꾸밈이 없는
그래서 더 정겹고 아늑한 마을
구불구불 이어지는 논두렁길을 따라
아침햇살이 느릿느릿 팔자걸음을 걷습니다
아하, 그래서 청산도로군요
온통 맑음입니다
청학이 울면 태평 세상이 찾아온다는데
새해에는 부디 청학의 울음소리가
온 세상 가득 울려 퍼지기를 소망합니다
-2015 새해 아침 청산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