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다짐은요.... 니들 아빠처럼 될래?

마음의 양식

by 시쓰남

26년 1월 7일 저녁 10시 05분


새해가 시작된 지 7일째. 아직 올해와 작년의 구분이 모호한 시간인 듯하다. 25년의 연장선 같다. 별의 노래처럼 12월 32일, 33일처럼, 오늘은 12월 38일쯤 되려나.

새해가 되면 작년보다 더 자주 더 많이 운동을 하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역시 다짐만으로는 부족한가 보다. 다짐은 다짐일 뿐 강제력이 없는 것 같다. 내 사전에 ‘다짐’은 나약함을 확인하는 단어가 아닐까.

올해 여러 다짐 중 ‘독서를 많이 하자’, ‘글을 자주 쓰자’라고 마음먹었다. 물론 운동도 더 자주 하자도 있었지만, 여러 다짐 중 독서는 계획을 지켜가고 있다. 이 초반의 페이스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가능한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책들을 읽어 보고 싶다. 작년 연말부터 알게 된 소설의 재미에도 빠져보고 싶고, 자기 계발 및 인문학 책들도 계속해서 읽어보고 싶다. 어릴 적부터 나를 알던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는 나를 보았다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책이라곤 교과서 말고(꼭 대입시험 수석합격자가 인터뷰하면 꼭 하는 그 말 ‘교과서 위주로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하는 그 교과서다.) 거의 읽지를 않았다. 어릴 적 많이 보던 만화책도 나는 잘 보지 않았다. 왜냐면 그것도 책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래서 방학 때 독후감 숙제는 나를 언제나 힘들게 했다. 그래서 꼭 책의 앞이나 뒤에 나오는 줄거리 부분을 발췌해서 독후감으로 작성하곤 했다. 책을 읽고 난 감상을 쓰는 게 독후감 일 텐데, 난 책의 줄거리를 쓰고, 마지막엔 ‘OO을 읽고~~ 라 생각했다.’라는 코멘트를 달아서 나의 생각을 슬쩍 적어 놓는 기술을 부려, 혼자 만족해하곤 했다. 이렇게 책 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내가 책을 읽고, 여러 분야의 책을 읽어 보겠다고 계획을 세우는 게 너무 이색적이지만, 이제 나는 그런 사람이 되어 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아마 책 읽는 것도 ‘총량의 법칙’이 있다면, 그 총량을 채우기 위해 독서에 더욱 매진해야 할 상황일 것이다. 아직 평균에도 도달하지 못했으니 더 많이 읽어야 한다고. 독서 총량 담당자로부터 매일 경고문자를 받고 있는 사람처럼 총량을 채우기 위해 독서를 해야 할 것이다. 어릴 적 책보다는 게임과 너무 오래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당연할 결과라 생각한다. 이제 게임과는 조금 서운한 사이가 되었으니, 그동안 홀대했던 책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 보려고 한다.

책을 많이 읽으면 무엇이 좋을까? 유식해질까? 논리적이 되나? 똑똑해 질까? 이런 질문들을 혼자 해 본다. 유식해지기 위해, 논리력을 키우기 위해, 똑똑해지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계속 읽다 보면 분명 무언가 좋아지게 될 건데 그게 나에게는 무엇으로 다가올지 궁금하다. 꼭 책을 읽는 게 무얼 얻기 위한 게임을 하는 걸로 생각하는 내 모습이 부끄럽기도 한데, 책을 많이 읽으면 얻게 될 게 분명 있을 거라 믿기에 나에게는 어떤 능력(아이템)이 생길지 궁금해진다.

나도 책을 빨리 많이 읽고 싶다. 책 읽는 속도가 느려서 책을 회피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학창 시절에 책을 빨리 읽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고, 어떻게 하면 빨리 읽을 수 있냐고 묻기도 했는데, 그건 아마 반복숙달의 노력이 있었기에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난 그걸 하지 않았기에 남들보다 느리고, 그런 느림이 놀림으로 이어질까 봐 아예 책을 보지 않으려 했던 것 같다. 이제는 책을 천천히 읽던 빨리 읽던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생각하니 큰 문제가 아닌데, 어릴 땐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그런 이유로 책을 멀리 했다는 게 부끄럽다.

요즘 우리 집을 돌아보면 아이들은 예전의 나처럼 책을 가까이하지 않는다. 책 좀 보라고 권하면, 주변에서 놀다가도 휑하니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짜식들 내가 어릴 적에 다 해봐서 아는데, 니들 아빠처럼 그렇게 어릴 때 놀아 버리면 어른되서 책을 더 열심히 읽어야 된다, 아빠를 보고 뭐 느끼는 거 없냐라고 말해봐도 애들에 마음에 내 울림이 닿지는 않는다. 무지개 반사에 막혀 나에게로 메아리로 돌아 올뿐.

니들도 커 봐라 ‘총량의 법칙’으로 인해서 반드시 독서를 하게 되는 날이 올 테니.

그러면 그때 요즘 어느 책이 재밌고, 어느 작가가 유명한지, 그리고 뭐가 유행인지등 의견 교환도 하고 서로에게 어울린 만한 책을 추천해 가면서 독서를 하는 날을 기대해 보련다.

우리 독서를 생활해 보자. 내가 이런 말을 하다니. 부끄럽다.

하지만 우리 모두 독서를 하는 그날을 기다리며, 갑자기 계획이 생겼다

‘올해 우리 가족 주중 한 시간 독서시간 갖기’ 시간은 점차 늘리면 되니까.


'독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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