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계획적인 동물인가?
26년 1월 30일 오후 06시 10분
1월의 마지막 금요일. 지나 온 1월을 돌이켜 보니 열매는 맺지 못했는데, 열심히 고객들 만나고, 인사하고, 사과하고, 경청하고, 언제든지 불러 달라는(새벽이나 밤에 부르면 어쩌려고) 코멘트를 남기며 미팅을 마무리하곤 했다. 매주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실천하며 살았다. 왠지 내가 예전부터 계획적인 사람이었나 생각할 정도로 계획적으로 살았다.
물론 혼자만의 의지가 아닌 윗분의 가이드가 있었으니 이 정도지 혼자였으면 3일도 되기 전에 그 계획들은 모두 허공으로 날아가 티끌이 되었을 것이다.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면 당연히 목표한 게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 수도 있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을 거다. 공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목표 점수를 세워도 그 점수도 도달할 수도 있고 못 미칠 수도 있으니까? 매번 이런 삶의 연속이었는데, 계획은 왜 필요할까? 계획이 없으면 너무 ‘막’ 산다는 느낌이 들어서 다들 계획을 세우라고 하는 걸까? 계획대로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혼자 30분씩 운동하기 , 걷기, 독서하기 등 혼자서 할 수 있는 이 계획들은 실행하면 결과적으로 난 어떤 성취를 얻는 걸까? 아니 꼭 뭘 얻어야만 하는 건 아닌데 내가 너무 속물처럼 계획을 세웠으면, 그리고 그걸 계획대로 실행했다면 분명 이전 삶과는 다른 능력이나, 건강, 또는 부수적인 수입이 있어야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 계획은 그냥 계획이 아닐까?
연말즈음이면 회사에서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운다. 예전에도 이야기한 거 같은데 이 사업계획이라는 것이 직장인들이 쓰는 ‘픽션’ 아닐까? 내년의 시황을 어떻게 다 알고, 어떤 변수가 갑자기 튀어나와 시장상황을 바꿀 수도 있는데 사업계획을 짠다? 이건 뭐 대놓고 하는 거짓말 대잔치가 아닐까? 그래도 그 계획을 가지고 담당자별로 목표를 주고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일하다 보면 회사도 성장하고, 나도 성장하니 서로 윈-윈 하는 구조라, 매번 사업계획을 세우는 걸까?
‘꿈’이라는 것도 하나의 계획이 아닐까? 어릴 적 많은 어린이가 꾸는 꿈들이 ‘선생님’, ‘과학자’, ‘대통령’,’ 유투버’ 등 이 모든 게 내가 어떻게 해서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계획이 아닐까? 모두 계획은 하나쯤 가지고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더 궁금해진다. 만약 우리에게 계획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될까? 하루하루가 의미 없고, 시시하고, 그냥 순간순간에 취해서 살아가게 될까? 그러다가도 이런 순간을 매일 취하고 싶다고 느끼면, 그렇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계획을 세울 것 같다. 우리는 매일 계획을 세우고 살아가는 존재인 거 같다.
아침에 지하철을 탈지 버스를 탈지, 점심은 한식을 먹을지 중식을 먹을지, 저녁때 마치면 친구를 만날까? 아님 혼술을 할까? 등 우리는 매번 순간순간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실행하며 살아가고 있다.
갑자기 뭐에 꽂혀서 계획을 다 이루었는데 '허 한 심정'인가 했더니, 이번 달 실적이 계획보다 저조해서 그러했다. 분명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돌아다닌다고 다 실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닌데, 분명히 했는데, 그 결과는 빈 수레 같은 느낌이니 이 기분이 나를 ‘허’ 하게 만들었나 보다. 분명 이런 날이 있으면 이와 반대되는 날도 있을 거라 믿는다. 농땡이 치고, 짱 박히고 시간만 세월아 내 월아 하며 쓰고 있어도 내 실적 바구니에 그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양질의 실적들이 켜켜이 쌓여 있어 사람들이 놀라는 날도 오지 않을까?(물론 그런 날은 절대 오지 않는다)
월말이라 실적의 압박(?을) 다시 한번 느끼며 1월 마지막주, 그리고 1월을 마무리해 본다. 2월은 새로운 달이다. 그런데 벌써 핑계가 넘쳐서 못할 거란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명절이 있어서 고객들 만나러 가기 어렵고 워킹데이가 줄어드니 수출입 물량도 줄어들고, 이러면 당연히 실적도 줄고, 우리의 수명도 줄어들 것인데. 그리고 2월은 다른 달 보다 2일이나 짧다.
핑계만 생각하니 여기저기서 안된다는 이유가 쏟아진다. 이러면 진짜 안 되는 건데. 이걸 뛰어넘어야 자칭 ‘일류’가 되는데 난 아직 그런 존재가 아님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실적에 연연하자. 그래야 어떻게 이 실적을 채울지 고민하고 고민해서 새로운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는 계획은 가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계획들로 매일, 매주, 매달, 매년 새롭게 살아보자. 과연 이 계획도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일단은 이렇게 계획을 세우며, 주말은 홀가분하게 즐기면 보내련다.
싸이 형이 부른 노래 가사처럼 ‘낼 걱정은 낼모레’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