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차가 제일좋아
한동안 아들놈이 태어났어도 집에 차가 없었다. 무슨 쌍팔년도도 아니고 자동차 천만대가 넘은지가 언젠대 그 흔한 자가용이 없었다는 소리다.
부산에서 군산까지는 버스로 4시간정도
애기를 데리고 4시간의 장거리를 간다는건 해보지 않은 사람은 잘모르실거다. 아들놈이 칭얼거리지 않게 최대한 신경써야 했고. 휴게소 도착하면 뭘 먹을까 빈둥되던 자판이며 편의점은 딴나라 이야기가 되었다. 아들놈 안고 빨리 수유실을 찾아야 했으니 나의 휴게소 로망은 자연스레 접게되었다.
그런데 이놈이 크면 클수록 집사람도안고 가는게힘들고 온갖 옹알이를 해되며 시끄럽게 굴면 주변의 시선이 느껴져 얼굴이 빨게지곤 했다. 이럴때 차가 있었으면 모두 편히 다녀왔을텐데 차가 없음을 후회하고 아들놈에게도 미안했다.
참고로 차보다는 내가 운전에 별 관심이 없던터라우리가족을 항상 어렵게 이동하게 만드는 장본인은 나였다. 그때 마치 80년대처럼 버스타고 이리저리 가게해서 미안하다.
요즘은 자가용 타고 군산에 왔다갔다 한다. 우리집 빵빵이는 95년식 아반떼. 올해 나이 22살. 작년에 성인식도 치른 나이의 자동차. 요즘 차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그 보편적인 기능하나 없는 오래된 차인데 우리 아들놈은 아빠차가 제일 좋탄다.
둘째도 태어나고 해서 이제는 차량을 바꿔볼까 해서 가끔씩 아들놈에게 묻곤한다. 규진아 저차어때? 우리도 저걸로 바꿀까? 이러면
아니 지금 아빠차가 제일좋아.
미안하다. 남들보다 좀더 안전하고 좋은차 태워주지 못해서. 대신 누구보다도 안전운전할께.
고마워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