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 때때로 오곤 했다.]
이왕이면 초록색과
노란색이 명도를 바꾸며
계절을 만드는 곳
이왕이면 바람의
선율에 음이 된
나무 한 그루 있는 곳
이왕이면
선 밖은 휴의[休意]
소홀했던 일기
소홀한 초점
달 혹은 별
매일 기록해야 했을까.
꼭 그래야
의미가 될까.
아쉬움과 후회는
거창하지 않고
놓쳐버린 어제까지였다.
오늘을 미뤄 내일을 쓸 때
어쩔 수 없이
오늘이 어제가 되었다.
'아차'하고
뒷장을 펼치면
고여 드는 달 그리고 별
지나간 밤
돌아올 새벽
미치지 못한 아침
고쳐 쓰기엔
달빛이 깊게
일기장에 물들었다.
뉘우침 없는 붉은 저묾에 잇따를 파란이 없었다.
죄 없는 낮은 고개를 숙이고
죗값을 운운하는 노을이 결과 앞에 덩치를 앞세우니 검은 파란이 붉은 노랑을 삼킨다.
목마른 시계의 언덕.
뻑뻑한 움직임으로 고개를 올라
겨우 자정에 다다랐다.
열두 시, 열두 바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