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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하은 Dec 12. 2020

시가 된 하루

[시시 때때로 오곤 했다.]





이왕이면 초록색과

노란색이 명도를 바꾸며

계절을 만드는 곳


이왕이면 바람의

선율에 음이 된

나무 한 그루 있는 곳


이왕이면

선 밖은 휴의[休意]








일기


소홀했던 일기

소홀한 초점

달 혹은 별


매일 기록해야 했을까.

꼭 그래야

의미가 될까.


아쉬움과 후회는

거창하지 않고

놓쳐버린 어제까지였다.


오늘을 미뤄 내일을 쓸 때

어쩔 수 없이

오늘이 어제가 되었다.


'아차'하고

뒷장을 펼치면

고여 드는 달 그리고 별


지나간 밤

돌아올 새벽

미치지 못한 아침


고쳐 쓰기엔

달빛이 깊게

일기장에 물들었다.








12


뉘우침 없는 붉은 저묾에 잇따를 파란이 없었다.

죄 없는 낮은 고개를 숙이고

죗값을 운운하는 노을이 결과 앞에 덩치를 앞세우니 검은 파란이 붉은 노랑을 삼킨다.


목마른 시계의 언덕.

뻑뻑한 움직임으로 고개를 올라

겨우 자정에 다다랐다.


열두 시, 열두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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