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했고, 사랑받았는가 묻는다면,
계절은 가을이었다.
햇볕이 따갑지 않게 얼굴에 앉을 때,
평상 위에 몸을 뉘었다.
아름드리 잎사귀의 모양새가
내 모든 것에서 너울거렸고
나는 가만히 눈을 감았더랬다.
귓가에 닿은 것은 낙엽이었을 것이다.
간질거리는 것이 고소한 소리까지
곁들인 것을 보면.
시간이 좋다고 말해야 할지
계절이 좋다고 말해야 할지
차이를 알아주기는 할지.
평상을 손으로 쓸어 보다
나무 잔가시가 손에 박혀 아렸다.
어찌나 아프던지 뽑아내기가 겁났다.
요란스럽지 않던 상처가 부풀어 오른다.
두근두근, 손가락 끝마디에서 심장이 뛰었다.
나는 울고, 너는 뛰고.
사랑받자고 그랬을까.
내가 되묻는다면 대답해줄까.
평상에 내려와 보니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