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에 즐비한 것이 부의 산물이라면.
고치지 않은 글, 고민 없이 뱉은 말.
머리가 아닌 마음에서 입으로 전달된
무구한 글과 말을 새기며 살아야지.
담을게 많아서, 배워야 할 것이 넘쳐서
좀처럼 필기가 되지 않는 고고한 걸 시간에 맞춰
연설하는 그런 것 말고
약속도 없이, 시간의 제한도 없는
쉬는 시간 따위를 기다리지 않는
네가 하는 말.
가만히 가만히 듣다가
'아!'하고 나를 깨우는 말 그리고 글.
나는 그러한 것에 기댈래.
그럴듯한 공책도 필요 없이 일기장에 새겨질,
하루의 주제가 되어버리는 청순한 것들을 담아야지.
그리고 내가 돼야지.
그렇게 담기고 새겨진 것들이
빽빽한 일기장이 내 것이라는
것만으로도 부유를 느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