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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하은 Dec 12. 2020

지갑 사정이 안 좋다고 일기장 사정도 그러란 법은 없지

책상 위에 즐비한 것이 부의 산물이라면.  

고치지 않은 글, 고민 없이 뱉은 말.

머리가 아닌 마음에서 입으로 전달된

무구한 글과 말을 새기며 살아야지.


담을게 많아서, 배워야 할 것이 넘쳐서

좀처럼 필기가 되지 않는 고고한 걸 시간에 맞춰

연설하는 그런 것 말고


약속도 없이, 시간의 제한도 없는

쉬는 시간 따위를 기다리지 않는

네가 하는 말.

가만히 가만히 듣다가

'아!'하고 나를 깨우는 말 그리고 글.


나는 그러한 것에 기댈래.

그럴듯한 공책도 필요 없이 일기장에 새겨질,

하루의 주제가 되어버리는 청순한 것들을 담아야지.

그리고 내가 돼야지.


그렇게 담기고 새겨진 것들이

빽빽한 일기장이 내 것이라는

것만으로도 부유를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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