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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붉은낙타 May 01. 2021

우리가 사랑한 내일들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려 한다는 김초엽,



변화가 빨리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변화를 가장 크게 가로막는 것 같다는 예지,(예지는 변화는 다양한 형태의 물결로, 모양으로, 크기로 올 거라고 했다. 가령 가족 안에서 어떤 합의에 도달하는 것, 이로써 세대 간의 격차가 조금 줄어드는 것 역시 변화이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투표에 필요한 준비물을 안내하는 것 역시 변화이고, 책을 읽고 이전까지는 절대 갖지 않았을 의문을 품기도 하고 새롭게 다시 배우거나, 틀리게 배운 것을 의식적으로 지우려고 하는 것 역시 변화이고, 이런 작은 변화들이 더 큰 변화를 이끈다는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변화를 지속시킬 열쇠라고 했다.)



낙관과 긍정, 희망이 우리를 살게 한다는 황소윤, (그는 여성으로 태어난 것에 감사한다고 했다. 왜냐하면 내가 부술 수 있는 게 너무 많아서. 할 일이 많아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대한민국에서 20대 여성으로 사는 일은 불편한 것은 너무 많지만, 우리는 이 세상을 제패할 힘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했다.)



훼손과 상처, 두려움에 꺽이지 않고 어디든지 가는 여성을 사랑한다는 재재(재재는 생의 한가운데 이 구절을 좋아한다고 했다. ‘니나는 마치 폭풍우에 좀 파손된, 그러나 대해에 떠 있고 바람을 맞고 있는 배와도 같았다. 그리고 볼 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 배가 어디든지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아니, 새로운 대륙의 새로운 해안에 도착해서 대성공을 거두리라는 것을 돈을 걸고 단언할 것 같았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인정해주면서도 지나치게 삶을 간섭하지 않는 느슨한 관계를 좋아한다고도 했다.) 재재 덕분에 ‘내 욕망에는 계기가 없다’는 검블유의 멋진 대사도 다시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다름을 이해하는 것이 강함이라고 생각한다는 정다운 다큐멘터리 감독(그는 자신을 내려놓지 않은 채로 타인을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본다고 했다.)



내가 나대로 사는 것에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됐다는 이주영 배우,



‘나’를 알아가니 세상에 질투할 게 없더라는 사이클 선수 김원경(그는 운동을 하면 나의 모든 것이 온전히 내 것임을 알게 된다고 했다. 자신을 맑아서 좋아한다는 김원경. 그는 일부러 감정을 숨기려 하지 않고 크게 웃고 크게 슬퍼한다고 했다. 감정을 감추려 하면 뒤통수 당기고 관자놀이가 지끈거리고 내 몸이 아프다고.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내 속에서 잘 정리가 돼 있어야 자신에게도 솔직해질 수 있다는 김원경.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힘이 커질수록 사람이 맑아지는 것 같고 그런 맑은 여자들을 보면 힘을 받는다고 했다)



박서희 모델. 그는 어느 자리, 상황에서건 단단한 심지를 잃지 않는 여자들을 사랑한다고 했다. 그는 하루 안에서도 삶의 기준이나 가치가 수차례 바뀌고 지금 옳다고 믿는 것이 나중에는 옳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워지기도 하는데 부서지지 않는 단단함이 아니라 부서지는 것쯤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기는 단단한 여자들을 사랑한다고 했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고 아무도 질문하지 않‘는 공간에서 자유를 느꼈던 이길보라 감독. 그는 내가 누구이고, 어떤 사람인지 이야기할 때 내가 나를 굳게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누가 나를 굳게 믿어 주는 게 아니라 사회가 부여한 이름을 따르는 게 아니라 내가 붙인 내 이름을 내가 믿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집을 치우고 몸을 단련하는 것이 자립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는 이슬아 작가. 그는 내가 계속 살고 싶도록 집을 치우고 공간에 활기를 넣고 스스로에게 씩씩함과 명랑함을 부여해왔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의 용기를 배우는 일이 좋다고도 했다. 최종적으로 네가 너를 상처 내지 않으면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는 그.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것을 상처로 만들지 않을 힘이 나에게 있다고 회복의 힘이 있다고 일단 잘 살아보고 싶다고 했다.



‘계속 싸우고 화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짜릿한 그들을 읽으며 싸움에 지친 나를 위로했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물가물해진 내 삶의 한때, 아래 글들을 다시 반복해서 되뇌어본다. ’손쉬운 비관은 내려놓고 복잡한 희망을 택하고 싶었다‘는 것은 유선애 인터뷰어만이 아니었다. ’미워하는 마음이 나를 낭비하지 않’도록 말이다.  



“사랑을 하는 동안에는 나쁜 일이 자신을 온통 뒤덮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나쁜 일이 나쁜 일로 끝나지 않도록 애썼다. 우리가 모든 것으로부터 배우고 어떤 일에서든 고마운 점을 찾아내는 이들임을 기억했다. 사랑은 불행을 막지 못하지만 회복의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린다”


 


“다정함이란 다른 존재, 그들의 연약함과 고유한 특성, 그리고 고통이나 시간의 흐름에 대한 그 존재들의 나약한 속성에 대해 정서적으로 깊은 관심을 표명하는 것입니다. 다정함은 우리를 서로 연결하는 유대의 끈을 인식하고, 상대와의 유사성 및 동질성을 깨닫게 합니다. 이 세상이 살아 움직이고 있고, 서로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고, 더불어 협력하고, 상호 의존하고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올가 토카르추크, 타자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품은 “다정한 서술자”


​(‘’는 우리가 사랑한 내일들에서 발췌된 부분입니다)

- 마티스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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