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9. 도전할 결심!
고등학교 1학년의 어느 날, 문득 나에게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 동안 쌓아왔던 농구선수라는 탑은 이미 무너져 버렸고, 앞으로 어떤 이름의 탑을 쌓아야 할지조차 알지 못했죠.
'과연 나의 꿈은 무엇일까?'
나는 다시 [복실이]를 붙잡고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그 아이는 아무 말 없이 그저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내가 눈물을 흘릴 때면 마치 위로하듯 얼굴 위의 눈물을 혀로 핥아주었죠. 그리고 나의 품에 ‘쏙’하고 들어와 쓰다듬어달라며 낑낑거렸습니다. 나를 괴롭히는 고민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복실이]와 함께 있는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 한 번 시작보자. 뭘 하든지 성적이 나와야 하고 싶은 걸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복실이]가 나에게 눈빛으로 말하는 듯 했습니다. 오랜 시간 방황하고 고민한 끝에, 일단 한 번 부딪혀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가만히 있어봐야 답은 나오지도 않으니까 말이죠. 사놓기만 하고 보지 않았던 참고서와 문제집을 다시 꺼냈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기출문제 푸는데 쏟아부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남들이 3년 넘게 쌓아 온 노력들을 내가 단시간에 따라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수많은 실전을 경험하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남은 고등학교 2년의 시간을 허투루 쓸 수 없었기에 수많은 문제들을 풀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잘하고 있어. 계속해서 최선을 다해보자!”
[복실이]의 칭찬은 나에게 더욱 많은 힘을 주었습니다. 이제 조금은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자신감도 생겼죠. 공부는 힘들었지만, 집에 돌아가면 [복실이]가 나를 반겨주었습니다. 그것은 나에게 큰 힘이 되었고, 덕분에 힘든 순간들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내가 노력하는 원동력이 강아지의 덕분이라고 말하면 미친 X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알 겁니다. 때로는 누군가의 말보다 내 옆에 있는 반려동물이 더 큰 위로와 힘이 된다는 사실을 말이죠.
“네 친구처럼 교회만 열심히 다니고 공부 안하면 절대로 좋은 대학교에 갈 수 없다. 다들 정신 차려라!”
당시 동네에 있던 어느 유명한 학원의 원장이 저의 친구들에게 한 말입니다. 참고로 나는 그 학원에 다니지도 않았습니다. 나는 교회 활동을 꽤 열심히 하였는데, 아마 학원장의 눈에는 그게 썩 좋아 보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던 나는, 그런 말을 들었을 때마다 정말 속상했습니다. 물론 교회 생활과 학업 두 가지를 모두 열심히 하는 나에게 응원으로 힘을 주는 고마운 어른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고마운 말보단 속상한 말이 더 신경쓰였고, 그래서 내 마음엔 상처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